“마지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내방송 말이 들리고서, 나는 어떤 일을 마저 정리 못 한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그 순간에, 나는 아직도 마음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는, 그 열차를 탈 것인지, 말 것인지를 망설이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그런 마음이 마저 다 정리되기도 전에, 나는 이 이상 역에 남아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을 깨달았기에, 일단 열차로 발걸음을 옮겨보기로 하였다. 이런 열차는 나를 데리고, 익숙한, 낯선 장소로 향한다. 기차에 타고 난 후부터 갈 장소를 잃은 눈동자는 자꾸 기차 내를 방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