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πολογια] 장군식당 없애고 장병들과 같이 식사하라!

군대 급식은 같은 식재료로 어떻게 하면 더 맛없게 만드나 경쟁하는 듯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05.21 22:40
  • 수정 2021.05.2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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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최근 군인들 부실급식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국방부장관이 특별지시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부실급식은 연이어 터졌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군대 부실식사 모습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군대 부실식사 모습

87년 12월 대전공군교육사령부에 입소해 88년부터 자대배치 후 군생활을 한 기자도 사병식당이라고 불린 곳과 장교식당의 엄청난 차이를 자랑하는 메뉴에 깜짝 놀라곤 했다.

군생활 3년 동안 부실한 급식에 배식을 받던 군인들의 집단항의도 몇 번 있었고, 대대가 달라도 한마음으로 배식을 담당하는 지원단에 식판을 던지면서 거칠게 항의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88년도 군생활은 시중과 같은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어떻게 하면 더 맛없는 음식을 만들 수 있나를 경쟁하는 듯했다.

급식으로 나오는 생선탕은 국물만 가득했고, 생선은 헤엄을 치고 급히 빠져나간 듯 생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쇠고기가 들어가는 뭇국은 무 한두 개에 고기는 없고 비계만 조그마한 덩어리로 둥둥 떠다니는 것이었다.

그나마 제대로된 고기요리를 맛 볼 수 있는 날은 국군의 날이나 부대창설 기념일로 1년 중 두세 번 정도밖에 없었다.

장교식당을 처음 경험했던 것은 일등병 당시 을지포커스렌즈 작전 때 작전관으로 들어가 훈련을 마치고 사단장이 특별 포상휴가를 주면서 마지막 날 장교식당에서 회식을 베풀어 줬을 때다. 그때 그날 배식했던 장교식당의 식단메뉴판을 보고 놀랐다. 장교식당 한쪽에 샘플로 차려졌던 그날의 배식은 정말 그 당시 흔히 장병들이 부르던 사병들의 눈에는 먼 나라 이야기와 다름 없었다.

장병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은 군대 부실식사와는 관련이 없는 자료입니다. <사진 The NEWS DB>
장병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은 군대 부실식사와는 관련이 없는 자료입니다. <사진 The NEWS DB>

군대는 그 특수성으로 인해 아무리 위에서 명령이 내려가도 잠시 반짝하며 좀 개선되는 것처럼 보여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곳이다. 육군참모총장이 명령을 내려도 식단이 바뀔리 없고, 국방부장관이 일회성 행사로 부대 시찰을 해도 그때만 바뀔뿐 절대 식단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곳이 군대다.

군대 식단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군부터 제일 말단인 이등병까지 한 식당에서 동일한 메뉴로 밥을 매일 먹는 것이다. 장교식당의 메뉴는 조금 하향하고, 장병식당의 메뉴는 조금 상향해서 전체적인 식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편집자 주] 요즘은 배식을 담당하는 보급반에서 식재료를 빼돌리는 일은 없겠지만, 예전에는 김장을 하든 식재료를 보급하든 보급반의 주임상사, 중대장, 대대장 등의 집에 식재료와 배추와 무, 쌀 등을 내려놓고 오지 않았던가? 21세기 군대에서는 그런 일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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