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춘천시 사상초유의 단수 사태 중 이재수 시장은 원주 결혼식 참석 후 자가격리 신세

밸브 사용기한 6개월 넘었지만, 부품 주문제작 하지도 않아
더운 여름 단수로 고생하는 시민들 보다 결혼식 참석이 더 중요한가?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07.14 11:02
  • 수정 2021.07.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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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춘천시(시장 이재수)는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물을 공급하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 파손으로 춘천 대부분 지역이 단수됐고 긴급 복구를 거쳐 9시간여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12일 오후 늦게까지 남산면, 서면, 남면 등 일부 지역에는 물이 나오지 않거나 탁수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13일에도 펌프 밸브 부품이 도착하지 않아 수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문제작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부품을 공급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부품의 사용기한이 이미 6개월이 지났다고 밝혀졌다. 춘천시는 사전에 교체할 부품을 주문하고, 교체시기에 바로 부품을 교체해서 춘천시민들이 단수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

춘천시청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있는 수돗물 단수 사태 관련 메시지
춘천시청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있는 수돗물 단수 사태 관련 메시지

하지만, 춘천시청 홈페이지에서는 ‘소양취수장 밸브 파손으로 급작스럽게 단수 사태가 발생’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급작스럽게 단수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때 교환하지 않은 부품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손된 것이다. 기한을 6개월이나 넘겨서 말이다.

춘천시 수돗물 단수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던 중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인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원주에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참석이 밝혀져 이재수 시장은 자가격리 조치를 당했다. 춘천시민들은 3~4일 동안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고생하고 있는 시점에 이재수 시장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이 나왔다면, 아질하면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춘천시 수돗물 단수 사태가 전국 방송을 통해 뉴스로 전달됐기에 원주에 사는 그 지인도 춘천시의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 이재수 시장이 직접 참석은 힘들지만,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축의금을 보내고 결혼식장 참석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다면 충분히 이해했을 사안이다.

지난 2019년 9월 국제인형극연맹 총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 방문했던 모습 <사진 The NEWS DB>
지난 2019년 9월 국제인형극연맹 총회 유치를 위해 프랑스 방문했던 모습 <사진 The NEWS DB>

주요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을 총괄지휘하는 시장·군수의 자리는 막중하다. 파손된 밸브를 직접 수리하지는 못해도 그 현장을 지키고 수시로 점검하고 진행되는 일을 시민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역할이 시장·군수가 해야 하는 일이다.

시장·군수는 현장에서 총괄지휘하면서 사건사고를 해결하고,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다.

지난 장마철 하트모양 수초섬도 마찬가지다. 굵은 장맛비가 퍼붙고 있었고, 댐을 방류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수초섬에 큰 재정이 투입되어 만들었다 해도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기에 수초섬 고박을 지시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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