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500억 사업에 조상의 유물은 쓰레기 취급?

캠프페이지 유적 수천 점 바람길 사업으로 투기 훼손
선사시대 반지하 움집 발굴됐지만, 불법매립으로 훼손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07.19 15:04
  • 수정 2021.07.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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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춘천시(시장 이재수)는 500억원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바람길 사업을 올해부터 4년 차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춘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바람길 사업은 4개 구간에 자전거길(74km), 수목 1만 그루 가로수(89km), 띠 녹지(80km)를 조상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캠프페이지 15만㎡ 부지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는 것도 포함되며, 2050년까지 1억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레고랜드를 조성하는 중도에 이어 캠프페이지 내에서도 석기시대, 철기시대,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 유물도 종종 발굴되고 있다는 점이다.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는 지난 5월 12일 캠프페이지 유적이 광범위하게 침수된 현장을 발견하고 지난 7월 17일까지 30여 차례 유적지를 방문해 춘천시가 바람길 조성을 위해 터 파기를 한 후 야적한 토산에서 수백 점의 토기와 석기, 기와 등의 유물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캠프페이지 유적지에서 발견된 반지하 움집 유적, 장맛비에 침수되어 훼손됐다. <사진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
캠프페이지 유적지에서 발견된 반지하 움집 유적, 장맛비에 침수되어 훼손됐다. <사진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

특히 캠프페이지 내에서 발견된 반지하 움집의 유적지도 불법매립으로 심각한 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춘천시의회 이상민 시의원은 “오늘은 정치인이 아니라, 춘천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선사시대 유적이든 고려시대 유적이든 유적은 춘천시에 사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춘천시가 캠프페이지에 바람길 조성한다면서 유적을 모두 매몰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춘천시의회 이상민 시의원과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 김종문 대표가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춘천시의회 이상민 시의원과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 김종문 대표가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한편,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는 문화재청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발견된 유물에 대해 입증을 해줘야 할 책임이 있지만, 아직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고 아쉬움을 밝히며 추후 협력 기관을 통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해서 선사시대 유물임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는 “레고랜드 선사시대 집단 유적지에 이어 개발 논리에 파묻혀 캠프페이지 유적지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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