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가 필요하다!

한국은 왜 20대 장관, 40대 대통령이 못 나오는가?
이재명, ‘국회의원의 정치가 아닌, 국민의 정치가 되어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11.29 18:50
  • 수정 2021.11.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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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한국은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가 필요하다. 엄밀히 말하면 정치의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정치의 방향성과 근본 틀 자체(패러다임, paradigm)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정권교체는 몇 차례 있었다. 이승만의 자유당정권에서 시작해 국회 양원제와 의원내각제를 시행했던 1960년 6월 15일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의 민주당 정권, 그리고 박정희 군사쿠데타에 의한 공화당 정권, 전두환정권, 3당 합당의 민주자유당, 김대중정권, 노무현정권, 그리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그리고 문재인정권까지 정권교체는 수없이 일어났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대선이 시작되면 정권교체를 가장 큰 정치구호로 내세웠고, 때로는 정권교체라는 희망을 이뤄냈지만, 크게 보면 자유당과 민주당에 의한 정권교체만 발생했을 뿐 그곳에 민의(民意)와 주권의 주체인 국민의 염원(念願)은 한 번도 고려(考慮)의 대상은 아니었다.

지난 2018년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모습 <사진 The NEWS DB>
지난 2018년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모습 <사진 The NEWS DB>

한국의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었다. 자유당의 후신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후신인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양당체제를 여전히 구성하고 있고, 세대를 거듭해왔지만 노회(老獪)한 구시대적 정치인의 등장은 지속됐다.

오랜 시간 정형화된 한국 정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틀 안에서 뿌리내렸고, 제3정당의 새싹은 용납하지 않았다.

한국은 여전히 20대 장관, 40대 대통령의 탄생은 꿈꾸기 힘든 환경이다. 현실은 20대 장관은 고사하고 20대 국회의원 탄생도 기적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육아를 하는 엄마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모유 수유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의 패션이 화제가 된 곳이 대한민국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후보를 앞세우고 문재인정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을 대상으로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고, ‘정권교체’의 구호는 지금까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정부의 탄생도 정권교체라고 말하면서 문재인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양당의 대선후보들은 2030세대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일정부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의 지지를 얻기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주말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이용해 젊은 층과 유튜브 생방송으로 만나면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은 36세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했다. 그리고 이준석 당대표는 취임 초기에 토론배틀을 통한 대변인 선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자격검정 시험 도입 등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MZ세대는 1980~2004년 생(2020년 기준: 16~40세)을 지칭한다. 1980~1994년 생(2020년 기준 : 26~40세)을 일컫는 ‘M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 생(2020년 기준: 16~25세)을 뜻하는 ‘Z세대’를 합한 것이다. -위키백과-)

지난 28일 광주광역시 송정 5일장에서 상인들과 지지자들에 연설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사진 The NEWS DB>
지난 28일 광주광역시 송정 5일장에서 상인들과 지지자들에 연설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사진 The NEWS DB>

11월 29일 오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선후보는 “국회의원의 정치가 아닌, 국민의 정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민생은 벼랑 끝인데 국회의 시계는 너무 느리고 더디기만 하다”면서 국회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아이러니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정치 초년생이란 공통점이 있다. 국회의원이 아닌 행정가와 검찰출신 한 명이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를 두고 맞붙었다. 검찰이나 감사원장(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에 뛰어든 것도 대한민국 사상초유의 일이기도 하지만, 2022년 3.9대선은 분명히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29일 오전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및 중앙선거대책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첫 번째 선대위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국민의힘>
29일 오전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및 중앙선거대책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첫 번째 선대위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국민의힘>

그러나, 이 둘의 행보는 완전히 다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정치 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구세대들의 향연으로 점철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해체하고 2030 선대위원들을 전면에 앞세우는 혁신의 바람을 광주광역시에서 시작했다. 광주여고 고3 남진희 학생을 최연소 선대위원으로 시작해 2030세대들이 대거 포진했다.

국민의힘 36세 당대표 출현, 더불어민주당의 18세 고3 학생의 선대위원 출현은 한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18세 고등학생부터 2030세대들 선대위원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국민의힘이 36세 당대표를 선출해 놓고 그 이상 진보하지 못하고 있다. 극우가 아닌,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기회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온전한 정치발전과 서민으로 대표되는 민중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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