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제자리 찾아야”

이광재 의원,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제자리찾기 국회 결의안 대표발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7일 월정사 찾아 문화재 ‘환지본처’에 전향적 입장 밝힌 것으로 알려져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1.12.23 11:43
  • 수정 2021.12.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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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국회에서 월정사 오대산 사고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의궤의 이른바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말)를 위한 결의안이 제출됐다.

이광재 의원과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차원에서 23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국회>
이광재 의원과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차원에서 23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원주시갑,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부회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국내로 반환된 조선왕조실록이 일제에 약탈되기 전까지 보관돼있던 월정사 내 오대산사고로 돌아와야 한다는 내용의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제자리 찾기 촉구 결의안’을 23일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은 관련 사실을 23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차원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전문>

문화재 보존은 외형 유지는 물론 ‘본래 있던 자리’도 중요합니다.

일제강점기 무단 반출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과 의궤, 월정사를 중심으로 한 환수운동 끝에 반환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원소장처인 평창 오대산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국립고궁박물관에 이관되었습니다. 반환은 현재진행형인 셈입니다.

문화재는 제자리를 지킬 때 빛을 발합니다. 실록과 의궤가 제자리인 오대산에 봉안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자 합니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제자리를 찾고 환수가 완성될 수 있도록 오늘 국회 결의안을 발의합니다.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회원 의원을 비롯, 여야 국회의원 63인이 뜻을 모았습니다.

결의안 낭독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주 문]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문화유산인 동시에 우리 민족의 수난사와 함께 해 왔고 오늘의 우리를 일깨우는 살아 있는 역사이며,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뉜 시공간을 하나로 연결해 줄 소중한 유형의 자산이다.

오대산사고본은 일제강점기 무단 반출의 비운을 겪은 뒤 최근 어렵게 환수되었으나, 현재 영인본만 오대산사고에 돌아왔을 뿐이다.

문화재는 그 자리에 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인바, 반만년 우리 민족의 자긍심, 그리고 국난 극복의 불굴의 의지를 후대에 생생히 전하기 위해서라도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본래 자리인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에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본래 자리인 오대산에 봉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제안이유]

백두대간의 심장이자 한강의 시원지인 오대산은 우리의 터전인 한반도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민족의 영산으로, 유교국가인 조선 왕실의 역사를 기록한 실록과 의궤가 오대산 사고(史庫)에 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은 오백년 나라의 역사를 기록에 남긴 기록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자랑스러운 우리 정신문화의 결정체이며,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수난사와 함께 해왔다.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임진왜란 동안 불타버린 전주 사고(史庫)를 대신하여 오대산에 오게 되었음에도, 또 한 번의 한반도의 비극인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무단 반출되는 비운을 겪었다. 최근 월정사와 불교계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환수될 수 있었으나, 아무리 소중한 우리의 자산일지라도 힘이 없으면 지킬 수 없다는 아픈 역사적 교훈의 증거라고 볼 것이다.

조선 왕실과 조정은 단순히 실록과 의궤의 보관만을 위해서 오대산을 비롯한 여러 곳 사고에 두었던 것은 아니다. 사고를 세우고 옮겨와 보관하는 모든 과정을 널리 알려 나라 곳곳의 백성들과 실록의 가치를 공유하였고,

이는 왕실과 조정 백성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상징이 되었다.

시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던 시절, 이러한 행사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함께 굳건하게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뉘고, 중앙 집중이 더 심화된 오늘날 이러한 선조들의 지혜는 더없이 절실하다 할 것이다.

오늘날 오대산에는 실록과 의궤를 보전하고 오대산을 찾는 수많은 이들이 실록과 의궤를 마주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새길 수 있는 사고가 마련되어 있으며, 돌아온 실록과 의궤는 역사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그려갈 수 있는 유산으로 국민들과 함께 호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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