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사포 쏜 날 10시간 지나 공개...이날 대통령 내외 ‘영화관람’

방사포, 당선인 시절엔 “문제 제기를 해야”, 지금은 “미사일 준하는 것 아니기 때문에”

  • Editor. 김정미 취재팀장
  • 입력 2022.06.13 15:55
  • 수정 2022.06.14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뉴스=김정미 취재팀장] 북한이 지난 12일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발사한 것이다.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내외 팝콘 먹으면서 영화 관람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내외 팝콘 먹으면서 영화 관람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2일 “오늘 오전 8시경부터 11시경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수 개의 항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방사포 항적을 포착한지 10시간이 지나도 발사 사실을 알리지 않다가 언론 문의가 계속되자 밤 늦은 시간에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으며 ‘브로커’를 관람하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밭에서 영화 관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이에 민주당은 13일 오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이번 방사포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도 않고 있다가 언론의 문의가 이어지자 10시간 뒤 늑장 공개했다.”며 “도발에서 사용된 무기는 240mm 방사포다. 60km 정도의 사정거리를 갖고 있어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에 사용된 그 무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도발 사실을 국민에게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며 한가한 주말을 보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보고를 받지 못한 것인가?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우선순위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개탄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말로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주장하면서 실제 행동은 안이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윤석열 정부의 안보정책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고자 한다.”며 “말로만 하는 강대강 대치구도보단 대화와 협의의 정신을 내세우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강력히 대응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영화관에서 팝콘을 사고 있는 대통령 내외 <사진 대통령실>
영화관에서 팝콘을 사고 있는 대통령 내외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북한의 방사포 추정 발사체 발사가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영화관람 일정이 끝난 후 늦은 밤에 언론에 공지했는지 묻는 질문에 “의구심까지 가질 것은 없다.”라며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면 그에 따라 조치한다. 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북한 방사포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지난 3월 20일 북한은 오전 7시 18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서해상에 방사포 4발을 발사했다. 이틀 뒤인 22일 당시 윤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명확한 9.19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당시 서욱 국방부장관은 윤 당선인의 주장에 대해 “발사지점에 훨씬 북쪽이라 합의를 이행하기로 한 지역은 아니다. 해상완충구역 이북에서의 사격은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는 국방부의 설명과 동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어디서 쐈냐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국민 머리 위로, 우리 영공을 거쳐 날아갔다면 당연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사항”이라며 국방부에 반박했다.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4 THE NEW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