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백제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新編 사비백제사’ 3권 출간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로 대표되는 백제
백제 연구자 40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백제 사비기의 새로운 역사

  • Editor. 김정미 취재팀장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2.06.19 13:44
  • 수정 2022.08.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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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정미 취재팀장 김재봉 선임기자] 우리민족의 고대사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조선(고조선)의 역사는 중국 고대사나 고려시대 신라 출신인 김부식이 지은 정사(正史) 삼국사기에 조금 남아 있고, 야사(野史)인 일연의 삼국유사에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로 대표되는 백제, 사진은 지난 63회 백제문화제 당시 공산성 성벽에 비춰진 야경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로 대표되는 백제, 사진은 지난 63회 백제문화제 당시 공산성 성벽에 비춰진 야경

“고구려는 초기에 ‘유기’라는 100권으로 된 역사서를 편찬한 바 있는데 영양왕 11년(서기 600년)에 태학박사 이문진은 이것을 ‘신집(新集)’이라는 5권의 책으로 개수하였다" 라고 기록되어있지만,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백제삼서’(百濟三書)는 백제 시대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인 ‘백제기’, ‘백제신찬’, ‘백제본기’를 묶어서 부르는 말인데, 이 책들은 현존하지 않으며 ‘일본서기’에 일부 기록이 인용되어 전해지고 있다. 일설에는 아직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일본 황실의 보물창고 격인 정창원에 지금도 현존하고 있는 것 아니냔 희망 섞인 추측을 하기도 하나, 한 학자가 정리한 정창원 고문서 목록에 따르면 ‘백제삼서’는 없다.(나무위키 참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고대사인 조선사(고조선), 고구려사, 백제사와 관련된 드라마, 역사소설, 역사 다큐멘터리 등은 부분적인 파편으로 남아 있는 자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충남 부여군에서 열린 '신편 사비백제사' 출간회 기념행사, 사진 왼쪽 출판사 논형 소재두 대표, 가운데 박정현 부여군수, 오른쪽 백제역사문화연구원 이기운 원장
충남 부여군에서 열린 '신편 사비백제사' 출간회 기념행사, 사진 왼쪽 출판사 논형 소재두 대표, 가운데 박정현 부여군수, 오른쪽 백제역사문화연구원 이기운 원장

부여군(군수 박정현)에서 기획(사비백제사 편찬위원회)하고, 40명의 백제전문가들이 참여해 출판사 '논형'(대표 소재두)에서 3권으로 구성된 ‘신편(新編)사비백제사’가 편찬됐다.  출판책 제목 앞에 붙은 ‘신편’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비시대 백제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조명으로 백제사를 편찬한 것이다.

그동안 삼국시대는 정사인 김부식의 백제사에 많은 분량을 의존했기 때문에 신라인의 관점에서 기술된 삼국사기는 특히 백제사에 대해 인색했다고 볼 수 있다.

당나라를 끌어들인 신라에 의해 제일 먼저 멸망한 백제, 해동증자라고 불리던 의자왕은 삼천궁녀라는 프레임 안에서 백제는 멸망할 수밖에 없는 국가로 결말을 정해놓은 이야기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오랜 시간 우리에게 전해졌다.

신편 사비백제사 출간회
신편 사비백제사 출간회

다행히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해상국가 백제가 조명되고 있고, 중·고등학생 역사 교과서에서도 중국에 진출한 백제와 일본에 큰 영향을 준 백제, 특히 야마토백제에 대한 언급도 간혹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백제사를 바라봐야 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고대사 중 하나인 ‘양서’에 의하면 백제는 전국에 22담로(二十二檐魯)를 설치하고, 그곳에 왕의 자제(子弟)와 종족(宗族)을 보내 다스리게 하였다고 한다. 담로를 왕족에게 나누어 준 봉지(封地)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백제에서 봉건제가 시행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22담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할 내용이 많이 남아 있다.(나무위키 참조)

이런 역사가 있던 백제가 오늘날 우리에게는 패망한 국가, 의자왕과 삼천궁녀로 각인되어 ‘강성한 백제, 문화가 꽃피던 백제, 해상국가 백제’ 등은 잊혀졌다.

백제를 가장 잘 표현한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검소하되 누추하지 않으며,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기록은 백제의 문화가 그 화려함을 드러내지 않고 은은하고 소박한 멋을 풍긴다는 특징을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한국 역사에서 가장 많이 축소되고 왜곡된 백제사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충남 부여군(군수 박정현)은 백제사 전문가 40명이 참여해 2년 6개월 만에 3권으로 구성된 ‘신편 사비백제사’를 출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중·고등학교 역사서에 이 내용이 수록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일단 국사편찬위원회에 이 책이 정확하게 이해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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