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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 우리들의 자화상’ 1일제강점기의 어린시절, 그리고 어머니
1979년 유신의 막바지 김대중과 박정희의 대화가 성사되고 화해의 길을 갔다면?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김대중은 1961년 5월 14일 강원도 인제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60년에 치러진 제5대 총선 인제지구에선 자유당의 전형산 후보에 패했지만, 이후 총선에서 승리하여 정권을 잡은 민주당 측에서 공민권 제한 대상자로 전형산 의원을 선정하여 의원 자격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틀 후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가 발생했다.

논형에서 출판된 '벅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표지에 실린 박정희와 김대중 전 대통령

1963년에 민주당 소속으로 고향 목포에서 제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재선 국회의원이 된다. 1964년 야당 초선 의원인 김대중은 본회의 연설에서 필리버스터를 해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김대중은 제6대 국회의원으로 연설했던 연설집을 ‘분노(憤怒)의 메아리’란 책으로 출판했고, 이 책의 제1편은 ‘서생적문제의식(書生的問題意識)’이다. 첫 번째 소제목은 ‘누구를 위한 한일조약이냐?’(1965년 8월 10일 연설)이다.

김대중은 한일조약에 관한 논쟁은 자신의 6대 국회의원 기간 중 최대이슈였다고 말하고 있다. 제1편 서생적문제의식에는 ‘대일수교 1년의 결과를(1966년 8월 6일 연설)’, ‘통일을 논하는 것이 용공시되어야 하나(1966년 7월 1일 연설)’, ‘4.19의 역사적교훈을 잊었는가?(1966년 11월 5일 연설)’ 등 한국사회가 깊이 생각해야할 내용들이다.

더뉴스 김재봉 논설주간 선친이신 김영호님이 1969년 구입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6대 국회의원 시절 연설집인 '분노의 메아리' 책 <사진 더뉴스 촬영>

그리고 1968년 1월 1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신년하례식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은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제2대 김대중도서관 관장을 지낸 류상영 교수가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논형 출판)’를 출간했다. 류상영 교수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장을 지내면서 전시실을 개관하고 사료를 발굴 보존하는 데 힘썼다.

류상영 교수는 프롤로그 제목에서 ‘우리들의 자화상, 박정희와 김대중’이라고 했다. 박정희와 김대중 모두 한국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이들은 한국현대사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정의했다.

흔히 박정희는 경제성장을 통해 한국을 가난에서 구해낸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세력에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김대중의 정치토대인 민주당에 속한 사람들도 ‘박정희의 공사(公私)를 구분해야 한다’며, 박정희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끈 지도자라고 인정하곤 한다.

김대중의 정치인생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에 저항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여정이다. 결국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해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63년 10월 15일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공화당의 박정희는 민정당의 윤보선을 맞아 1.55% 차이로 당선됐다. 박정희 4,702,640표(46.64%), 윤보선 4,546,614표(45.06%) 득표를 보였고, 직전 제4대 대선은 4.19혁명으로 국회의원 263명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를 통해 민주당의 윤보선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대중이 대통령 선거에 등장한 시기는 1971년 4.27대선이다. 윤보선 민주당 후보가 연거푸 낙선하고, 젊은 기수 김대중이 박정희 군사쿠데타 정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대선 투표율은 79.8%를 기록했고, 민주공화당 박정희는 6,342,828표(53.19%)를 득표했고, 신민당 김대중은 5,395,900표(45.25%)를 득표했다. 공화당의 박정희 후보가 90만표 차이로 김대중 후보를 앞서 당선되었으나, 후일 중정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이후락이 주도한 부정선거나 박정희정부의 관권선거가 없었다면 신민당의 김대중 후보가 100만표 차이로 앞섰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다. 김대중 본인 역시 박정희가 아니라 이후락 때문에 낙선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대통령선거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2,359명이 체육관에서 선출하는 간접선거로 진행됐다. 1987년 12월 16일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제13대 대통령선거가 있기 전까지 일명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했다.

박정희 군사독재 18년 동안 김대중이 박정희정권하에 온갖 역경을 겪었지만, 대통령선거로는 1971년 4월 27일 실시된 제7대 대통령선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는 류상영 교수가 사회자로 등장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사료와 김대중 대통령(이하 김대중)의 사료를 바탕으로 3명이 대화하는 형식을 취했다.

‘제1부 인간적 대화 – 나는 누구인가?’에서 사회자는 박정희와 김대중 두 사람에게 1971년 대선부터 이야기를 꺼낸다. 책에서 성사된 3명의 대화처럼 ‘1971년 대선에서 방송토론이 됐다면 어땠을까?’를 묻고 박정희와 김대중이 대답한다.

박정희는 자신이 말수가 적고 웅변에 능숙하지 않다고 소개한다. 자신은 대중 앞에서 수줍고 불안해한다면서 열정적이고 웅변에도 뛰어난 김대중이 방송토론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대해 김대중은 백만군중이 모였던 장충단의 함성을 잊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한국 최초의 정책대결 선거를 위해 많이 노력했고, 김대중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 위해 박정희가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정희는 90만표 신승이라고 평가하고 부정선거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국 대선에서 박정희가 승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큰 이유로 1972년까지 북한에 뒤처지고 있던 경제상황, 한국전쟁 이후 시급히 벗어나야 했던 경제발전을 통한 빈곤극복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하에 진행됐던 ‘경제개발5개년’은 박정희의 순수창작물이었을까?

사실 계획경제는 공산주의 경제발전 모델이다. 공산주의 경제는 계획경제로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다.

박정희는 1917년 11월 14일 경북 구미시에서 태어났다. 김대중은 1924년 1월 6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어머니와 비름나물 비빔밥을 큰 바가지에 비벼 먹던 박정희, 청와대에서도 가끔 비름나물을 구해와 밥을 비벼 먹었다는 박정희, 어머니 음식 솜씨는 하의도 최고였지만, 몰래 불러 떡을 주셨던 어머니를 기억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떡을 좋아하는 김대중, 이 둘은 모두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기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국의 평범한 어머니들처럼 박정희와 김대중은 어머니의 깊은 애정 속에 자라난 것은 동일하다. 다만, 간략히 기술된 어린 시절의 아주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성장 후 이들이 갖게 될 성향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는 ‘어린 시절과 어머니’, 청소년기와 성장기를 다루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민족적 비애’, 해방과 한국전쟁의 시기를 거치는 ‘가난’, ‘기뻤던 순간들’에서는 김대중은 81년부터 특히 97년 대선에서 승리를 이야기했고, 박정희는 1937년~40년 동안 문경보통학교 교사 시절 제자들과 보냈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리고 이야기 주제는 ‘슬펐던 순간들’, ‘눈물’, ‘정치와 권력’, ‘생과 사, 그리고 유언’, ‘성찰과 이해, 그리고 상생’ 등으로 구성됐다. 10.26 이후의 박정희는 97년 대선을 앞두고 김종필, 박태준과 연합하는 일명 DJT연합을 기준으로 해 소회를 밝히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1992년 대선 직전에 김대중은 박정희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리고 1997년 대선 기간에도 박정희와 화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힌다. 1997년 10월 23일 ‘국가와 혁명과 나’란 박정희의 책 재출간행사에도 참석했다.

김대중은 유신의 막바지인 1979년 절박한 심정으로 박정희를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때 아쉬움으로 1997년 대선에서 DJT연합을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죽은 박정희는 “김대중씨가 근혜를 만난 뒤 자신의 딸을 만난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을 때 내심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김대중씨가 내 무덤에 찾아왔을 때 처음에는 쑥스러웠고 당황스러웠습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류상영 작가의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책에서 대화 형식으로 재편성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현실의 역사 속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의 이런 대화가 존재했다면, 어쩌면 한국 사회는 더 밝고 온전한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로 나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12.12사태로 신군부가 다시 정권을 찬탈하는 행위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책은 ‘제2부 철학적 대화 :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3부 역사적 대화 : 박정희와 김대중이 얽혀 살아온 역사 현장들’이란 큰 주제로 한국 현대사의 각 현장을 따라간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 우리들의 자화상' 책 표지

[알림] '제2부_ 철학적 대화: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3부_ 역사적 대화: 박정희와 김대중이 얽혀 살아온 역사 현장들'는 순서대로 북리뷰 코너를 통해 소개될 것입니다. 또한 The NEWS TV를 통해 방송프로그램으로 제작 기획 중입니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차례]

프롤로그 1 우리들의 자화상,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화』

프롤로그 2 이 책의 독자를 위해

제1부_ 인간적 대화: 나는 누구인가?

어린 시절과 어머니/ 민족적 비애/ 가난/ 둘이 만났던 순간들/ 기뻤던 순간들/ 슬펐던 순간들/ 눈물/ 정치와 권력/ 생과 사, 그리고 유언/ 성찰과 이해, 그리고 상생

제2부_ 철학적 대화: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인간, 사회, 역사/ 경제성장/ 민주주의/ 지역감정과 색깔 논쟁/ 외교전략: 미국과 일본/ 민족과 민족주의/ 민족분단과 통일

제3부_ 역사적 대화: 박정희와 김대중이 얽혀 살아온 역사 현장들

한국전쟁/ 이승만 정부와 장면 정부/ 4·19/ 5·16/ 한일회담/ 월남파병/ 경부고속도로/ 삼선개헌/ 1971년 대선/ 전태일/ 새마을운동/ 7·4 남북공동성명/ 유신과 중화학공업화/ 김대중 납치사건/ 10·26

에필로그 1 청년과의 대화: 박정희와 김대중이 말하는 청년

에필로그 2 박정희와 김대중의 연보

참고문헌

작가 류상영

[작가 류상영 소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1995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한국과 동아시아 정치경제와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학부에서부터 한국현대사에 관심이 많았고 역사적 사실과 정치경제적 이론을 접목하는 것을 연구의 본령으로 여겨 왔다. 포항제철 성공 요인에 관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박태준 회장과 장시간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박정희 시대에 관한 많은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관장으로서 전시실을 개관하고 사료를 발굴 보존하는 데 힘썼고, 이를 기초로 『김대중 연보 1924-2009』, 『김대중 저작목록집』, 『김대중전집 I』 등을 대표 집필하고 출간하였다. 아울러 40여 회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여 〈김대중 구술사〉를 구축하였고 김대중에 관한 다수의 연구 결과를 출간하였다.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고, 이후 일본의 게이오대학과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UBC) 그리고 토론토대학(UofT)에서 방문 교수를 지낸 바 있다.

박정희와 김대중에 관한 그의 대표적인 연구로는,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전략 선택과 국제정치경제적 맥락”(한국정치학회보, 1996); “한국의 경제발전 궤적과 박정희모델”(선인, 2006); The Park Chung Hee Era(Harvard University Press, 2011, 공저); “1962년 박정희의 통화개혁과 한국의 민족주의”(현대정치연구, 2020); “Chaebol”(Oxford University Press, 2022); 『김대중과 한일관계』(연세대 출판문화원, 2012, 국·일문, 공저); 『김대중과 대중경제론』(연세대 출판문화원, 2013, 국·영문, 공저); 『김대중과 한국야당사』(연세대 출판문화원, 2013, 국·영문, 공저); “日韓關係50年: 金大中外交を再考する”(立敎大學, 2015); The Spirit of Korean Development(Yonsei University Press, 2015); “한국 민족주의의 두 가지 길: 박정희와 김대중의 연설문 텍스트 마이닝”(현대정치연구, 2021, 공저) 등이 있다. 

김재봉 선임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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