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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그리고 정치개혁 187년 체제 종식, 개헌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통치체제 개혁, 국회 양원제 회복,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직속 감사원, 국회 산하 독립기구로 복구해야

[더뉴스=김재봉 논설주간]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87년 체제 종식과 개헌이며, 이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근본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체결하고 잠시 전쟁을 중단했다. 지루하고 길게 진행된 휴전협정은 남북의 복잡한 입장으로 쉽게 체결되지 않았다. 2년 가까운 휴전협정 논의를 통해 1953년 7월 27일 체결됐고, 이는 이른 시일 내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으로 가는 것을 토대로 하려고 했지만, 휴전협정 이후 모든 과정은 70년이 넘도록 중단된 상태다.

한반도 평화구축,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정치체제 확립의 출발선은 당연히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출범이다.

대한민국 국회 <사진 The NEWS DB>

▲첫째. 87년 체제 종식과 개헌이다.

6월 항쟁으로 얻어진 87년 체제는 체육관에서 뽑는 대통령 시대를 마감하고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87년 체제는 군사정권인 전두환과 노태우 정권에 의해 만들어졌다.

노태우 정권에서 건설된 청와대가 마치 조선시대 왕을 위한 구중궁궐 같은 배치와 업무공간으로는 완전히 불필요한 요소로 가득한 것처럼 87년 체제는 구석구석에 전두환 군사정권의 독소조항이 숨어 있고, 강력한 대통령중심제는 왕조시대 절대군주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려놓았다.

6월 항쟁은 오랜 시간 장기독재에 지친 국민이 대통령 직선제라는 열망에 집중된 관계로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 선출권만 갖고 심판권은 없는 5년 단임제 대통령을 만들었다. 선출된 대통령은 5년 단임제라는 틀 안에 갇혀 한 번 당선되면 그만이기 때문에 정치적 추궁과 심판의 대상을 실종시켰고, 전두환 군사정권 이후 대통령들은 5년 권력의 악순환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규정돼 있다. 1948년 헌법이 제정된 뒤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다. 이후 1962년 5차 개헌 때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2항에 추가됐다. 이 조항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1919~33) 헌법 제1조 ‘독일은 공화국이며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에선 국가 체제의 정체성보다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으며,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종교와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어떤 법률도 만들 수 없다’고 먼저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의 경우에도 나치정권 이후에는 헌법 제1조1항이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권력의 책무다’로 바뀌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 우선주의가 강력히 자리 잡고 있었으며, 제헌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 주체인 국민은 없었다. 이외에도 헌법 제29조 제2항의 이른바 군인·군무원이 국가에 대해 배상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군인·군무원에 대한 이중배상금지’ 조항eh 삭제해야 할 독소조항 중 하나이며,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는 것처럼 맞춤법에 맞는 표현으로 수정해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열린 ‘헌법개혁은 어떻게 가능한가?’에서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명림 정치학 교수는 “국민 합의가 전제된다면 새로운 헌법에는 환경, 생명, 자치, 평화, 통일, 평등 등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봅니다. 권력분산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일반적으로 보편적 민주국가가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현행 행정체제를 87년 체제가 온전히 담지 못하는 실정을 언급했다.

▲둘째. 통치체제의 개혁이 시대적 사명이다.

대한민국 통치구조는 대통령제인지 의원내각제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대통령과 부통령이 런닝메이트로 임기를 같이하는 제도를 확립하거나 영국처럼 의원내각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통령제를 선택한다면, 국무총리제도를 없애고 부통령이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임기를 같이하는 방안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더욱이 대통령은 4년 연임제를 통해 선거를 통해 중간평가를 받고 최고 8년의 중장기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셋째. 박정희 군사정권이 없앤 국회 양원제를 복원해야 한다.

오랜 시간 한국 국회는 거대 양당체제로 정치왜곡을 한국사회에 뿌리내리게 했다. 특히 박정희 군사 쿠데타 이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치형태를 지속하기 위해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국회는 양원제에서 단원제로 변형됐으며, 행정부 감사를 주업무로 하는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변형됐고, 국회는 이후 1년에 한 번 대통령이 보장하는 국정감사에 만족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100점 만점 시스템에서 40점에 만족하며 4년 임기의 의원이 배지를 달고 의기양양해 있다. 양원제도 회복하지 못 했고, 감사원도 돌려받지 못 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제2공화국 시기에 민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으로 잠시 동안 구성됐다.

▲넷째.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 기구에서 국회 산하 독립기구로 변경되어야 한다.

감사원은 행정부를 감사하는 업무를 한다. 행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이다. 대한민국 감사원은 대통령 직속기구로 편제되어 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때때로 정치권력에 휘둘리며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윤석열 정권에서 감사원이 정치권력의 최일선에 앞장서며 정권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감사원의 표준 모델은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정부 책임처(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은 미국 의회 산하의 회계, 평가, 수사를 하는 기관으로, 미국 의회조사국(CRS), 의회예산처, 기술평가원과 함께 미국 의회의 4대 입법 보조기관 중 하나이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에서 영남대학교 이진수는 “미국 감사원의 제도적 특징과 우리나라에의 시사점―감사원과 연방의회의 관계를 중심으로”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 감사원은 ‘독립적 기관’, 또는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미국정부의 기관’으로 설명되고 있다. 미국 감사원은 스스로를 의회를 위하여 일하는 독립적이고 초당파적인 기관, 또는 의회 소속의 감시자로 소개한다. 미국 감사원은 스스로를 의회에 속한 행정기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감사원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의회에 완전히 소속된 기관으로 보는 것보다 의회를 위해 일하지만 본질적으로 ‘독립적’인 기관으로 보는 것이 적정하다.

미국 감사원장은 공공자금의 지출에 대하여 조사할 권한과 연방정부가 수행한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권한을 갖는다. 성과평가에 있어 감사원장은 직권으로 평가를 개시할 수도 있고, 의회의 명령 또는 요청에 의하여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상원 또는 하원이 평가를 명령하는 경우에는 평가를 하여야 하고, 그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대하여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 의회의 위원회가 평가를 요청하는 경우에도 사업평가를 수행하여야 한다.

미국 감사원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성 유지를 위하여 감사원장의 신분을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감사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자문과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즉, 의회와 대통령의 지명ㆍ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후보자 추천을 위해서는 의회에 후보자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동 위원회는 하원의장, 상원임시의장, 상원과 하원에서의 다수당과 소수당의 원내대표, 상원 국토안보행정위원회 위원장과 간사, 하원 정부감시개혁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미국 특유의 양당제와 양원제의 요소가 적절하게 반영되어 있다. 미국 감사원장은 임기 15년 동안 재직하고 어떠한 이유에서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될 수 없고, 오로지 탄핵 또는 상ㆍ하원 공동의결에 의하여서만 해임될 수 있다. 미국 감사원과 의회의 관계는 「감사원 의회의정서」에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동 의회 의정서는 감사원이 의회를 위하여 감사, 정책검사, 정책평가, 정책분석, 조사를 하는데 있어 필요한 일반적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장의 권한 중에서 사업평가권한은 의회의 명령, 요청 등을 요건으로 하므로 의회 의정서는 주로 사업평가에 대한 사항을 규정한다. 특히 감사원이 사업평가 업무에 착수함에 있어 우선순위결정의 기준, 의회의 명령이 있는 경우의 업무처리절차, 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의 고려사항 및 업무책임 등에 대하여 규율한다.

우리나라의 현행 제도는 감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에 필요한 대부분의 사항을 받아들이고 있다. 감사원의 소속 변경 논의는 지나치게 거시적이고 형식적인 논의일 수도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서 감사원의 독립성을 보다 강화하려면, 감사원과 국회와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의회 의정서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하여 시사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1년 365일 행정부를 감사하는 국회 산하 독립기구로서 존재해야 할 ‘감사원’을 외면하고 대한민국 국회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하고 있는 “제2조(국정감사) ① 국회는 국정전반에 관하여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이하 “감사”라 한다) 시작일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감사를 실시한다”라는 항목에만 목매고 있다.

▲다섯째. 선거제도 개혁은 한국 정치의 선진화 열쇠다.

승자독식주의 소선거구제와 반영구적으로 고착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역패권주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란 거대 기득권 양당체제를 견고히 만들고 있다.

한국 정치판에서 선거제도만큼 각 정당의 이권이 개입되어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쟁거리도 없다. 51대 49, 단 1표의 차이로도 당선자가 되는 한국의 소선거구제는 국민여론의 왜곡을 불러오고 있으며, 지역민 절반의 투표는 쓰레기와 같은 무용지물이 된다.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혁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비례성을 높이는 안건부터 시작해 중대선거구제, 정당명부제 등 다양한 논의가 국회에서부터 시민사회단체, 법률단체까지 이뤄졌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위성 비례정당을 창당해 소수정당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았다.

선거제도 개혁은 당연히 국회 양원제 복원과 지방자치제도의 강화와 개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OECD국가 중 가장 늙은 나이의 국회의원 평균연령을 가진 대한민국은 선거제도 개혁으로 청년들의 국회입성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체제에서 합리적인 다당제가 정착되어야 한다.

김재봉 논설주간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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