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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리포트] 광주문화방송의 한글이름 사용이 몰고 온(올) '나비효과’오태규 - 좋은기사연구모임 대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실장 역임, 전 오사카 총영사 역임
오태규 작가,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전 오사카 총영사

[더뉴스=THE NEWS]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즈가 처음 쓴 용어로, 초기 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한반도에 사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태평양 건너 캘리포니아에세는 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이죠.

<광주문화방송>이 10월 1일부터 텔레비전 수상기에 표시하는 회사 이름을 '광주MBC'에서 '광주문화방송'으로 바꿨습니다. 애초 10월 한 달만 하기로 했던 것이 연말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로 있는 '좋은기사연구모임'에서 <광주문화방송>의 이런 결단이 마치 '작은 날개짓'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12월 15일 그 의미와 과제를 언론사적으로 짚어보는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광주문화방송>의 일이 최초의 순한글 신문인 1896년 서재필의 <독립신문>, 최초의 한글 가로쓰기 잡지인 1976년 한창기의 <뿌리깊은나무>, 1986년 최초의 순한글 가로쓰기 신문인 <한겨레신문>의 한글사랑의 맥을 잇는 중요한 일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진제공 : 오태규 작가

세미나에서는 홍경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언론사적으로 본 <광주문화방송> 사명 한글 표기 의미와 과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하고 김상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양승동 전 <한국방송> 사장이 지정토론을 했습니다. 세미나 모두에는 김낙곤 <광주문화방송> 사장이 한글이름 표기를 하게 된 배경과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홍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한국 방송사 호출부호 이름의 역사를 보면 일제 식민지 시대의 타율성이 남아 있다"면서 "<광주문화방송>의 한글이름 표기는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지고 있는 영어 표기의 신화를 깨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 교수는 "이런 시도는 수용자인 시청자들에게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작 및 제작 문화에도 한글을 확산하고 중시하는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혼자 하는 외로움이 클 것이라면서 다른 방송사와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청자의 욕구와 필요를 더욱 잘 파악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상균 전 이사장은 "엉터리 영어 이름을 버리고 61년 만에 제 이름을 찾은 것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정신을 차리면 방송을 글이 아니라 말로 전달하는 매체라든지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지역 표준어를 사투리라는 이름으로 사용하지 않는 문제라든지 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방송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승동 전 사장은 "<광주문화방송>의 결단은 오늘 이런 세미나까지 이어지는 등 이미 나비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 배려, 한글의 위상 강화, 한글의 역사적 의미, 남북통일 대비, 국어기본법의 정신이라는 다섯 가지 측면에서, 방송이 한글 사용을 더욱 중시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30여명의 언론, 출판인들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방송뿐 아니라 신문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영어를 우리말로 고쳐 쓰는 것뿐 아니라 글도 일상적으로 쓰는 입말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각자 그런 노력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는 기존 매체들이 전혀 취재를 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보도자료를 다 보냈는데도요. 그들이 보도할 만큼 큰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세미나 참석자들은 그와 관계없이 이미 <광주문화방송>의 결단이 나비효과, 즉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광주문화방송>이 자체 누리집을 통해 여론조사를 해보니, 70% 이상이 한글이름 사용에 찬성하고, 앞으로도 계속 한글이름을 쓰는 것에 지지를 표했다고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공이고, 이를 주제로 세미나를 하게 된 것은 더 큰 일보입니다.

<광주문화방송> 쪽은 일단 연말까지 한글이름 상용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송사들도 같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민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광주문화방송>을 격려하고 지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작은 날개짓이 폭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미디어도 아니고 오로지 '시민의 힘'이라고 생각하고 믿기 때문입니다.

THE NEWS  thenews74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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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오태규#광주문화방송#오태규리포트#한글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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