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삼일절 기념사 ‘이번에도 천공이 시키더냐?’ 비판

윤 대통령 “우리는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

  • Editor. 김정미 취재팀장
  • 입력 2023.03.03 13:22
  • 수정 2023.03.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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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정미 취재팀장]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삼일절 기념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며 “우리는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라고 말했다.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관순 기념관에서 삼일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관순 기념관에서 삼일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을 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라며 일제강점기의 원인 중 하나로 과거 조선의 미숙한 대응을 강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의 세계적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은 “일제강점이 우리가 부족하거나 잘못해서 발생한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애국열사들의 정신 자체를 부정하고 일본의 침략과 만행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라며 “국가 지도자로서 최악이다. 차라리 일본 가서 장관 하는 게 낫다. 기념사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낸 성명에서 “3.1절을 ‘친일절’로 만든 사상 최악의 기념사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대변인을 자처하듯 헌법 전문에 명시된 3.1운동의 의미를 전면으로 부정하고 일제의 침략을 옹호하는 역대급 ‘친일 본색’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역사관이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번 3.1절 기념사를 듣고 현장에서 제가 귀를 의심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으로 우리의 건국 이념과 헌법정신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며 개탄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침략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이다”며 “그런 일본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협력을 구걸하는 것은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과 같다. 정부여당의 대일 저자세와 굴종을 지켜보면 이 정권이 과연 어느 나라의 이익을 우선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이번에도 천공이 시키더냐?’ 라는 세간의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법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경고하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이라면 우리 민주당이, 그리고 국민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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