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길, 인생의 마지막 연극무대 올리고 하늘의 별이 되다

배우 권병길, '빛을 따라간 소년'...“내 마지막 무대는 장례식이야”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3.03.12 17:16
  • 수정 2023.03.1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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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연극을 마치면 “김기자, 소주 한 잔하러 가자”라면서 골목 어딘가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국밥이나 찌개를 시켜놓고 3~4명이 앉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내 마지막 무대는 장례식이야” 아직도 정정하신데, 뭔 그런 말씀을 벌써 하시냐고 그랬다. 모든 연극인이 그랬던 것처럼 연극에 대한 열정은 매우 컸다. "연극하다가 무대에서 죽는게 연극인의 꿈이야"라고 말했다. 

언제나 꿈을 꾸는 소년, 마음이 순수하지만 열정 있는 소년으로 살았기 때문에 얼마전 쓴 책 제목도 “배우 권병길, 빛을 따라간 소년”이다.

권병길 배우의 "빛을 따라간 소년"
권병길 배우의 "빛을 따라간 소년"

연극하는 후배들이 조촐하게 올리는 연극무대에도 아낌없이 출연했다. 까마득한 후배들이 조명을 받도록 크게 비중 없는 역할을 도맡아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무대에 올렸던 ‘사천의 선인‘에서는 후배를 수레에 태우고 열연했다.

민주노동당 상임위원(2000년 7월 ~ 2001년 12월)을 지내기도 한 권병길 배우는 한국사회 변화 개혁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어려운 시기 한국 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운동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권병길 배우, 2023년 3.1절 행사에 참석했던 모습
권병길 배우, 2023년 3.1절 행사에 참석했던 모습

그는 1968년 연극 ‘불모지’로 데뷔해 50여년간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돈키호테, 햄릿’ 등 130여편의 연극과 ‘살인의 추억’ 등 영화 30여편에 출연했다.

권 배우는 1995년 현대연극상 연기상, 1996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2003년 국제극예술협회 영화연극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국예술평혼가협의회 예술가상 시상식 연극부분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을 받았다. 또한 그는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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