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장 배고프다고 봄에 씨뿌릴 종자 털어먹나?

4.13총선은 당장 눈 앞에 있는 먹잇감, 필리버스터는 1년 내내 먹을 곡식인데,...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6.03.0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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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기자수첩]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을 핑계로 3.1절 아침에 필리버스터 중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3.1절 아침에 국민들에게 전달해주는 메시지 치고는 참 고약한 메시지이다. 제19대 국회의원 임기는 5월 30일부로 끝이난다. 3월 10일 2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 11일 새누리당은 또 임시국회 소집을 할 것이 뻔하다.

3월 10일부터 5월 30일까지는 대략 80일 정도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없다고 대한민국이 초비상사태에 빠져들 확율은 거의 없다.

2개월 하고 20일치의 의원세비를 못 받는다고 당장 굶어죽을 국회의원들도 거의 없을 것이다.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해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착실히 진행하고, 새누리당이 3월 11일 제341회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테러방지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한다면 의원직 총사퇴를 하면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킨다면 의원직 총사퇴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 편에 있었던 시간이라는 놈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 온다.

지금까지 시간은 새누리당 편이었다. 3월 10일까지 기다리면 테러방지법은 통괴될 것이고, 선거법 처리가 늦어지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생을 돌보지 않는 야당이라고 온갖 공격을 할 것이니 더불어민주당은 사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든 것이 맞다.

그것은 기한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된 필리버스터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끝까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총사퇴를 한다고 선전포고를 한다면 쉽게 3월 11일 임시국회를 열어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테러방지법 하나 때문에 4월 추경예산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당장 박근혜 정부 4년차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설령 1~2개월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없다고 해도 대한민국은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잘 굴러갈 것이다. 어쩌면 국회의원 세비를 안 줘도되니 국민들의 세금이 더 절약된다고 볼 수 있다.

4월 13일 총선은 당장 코 앞에 닥친 먹잇감이지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의원직 총사퇴라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총선 뿐만 아니라, 2017대선까지도 어느 정도 이익이 될 장기적인 먹잇감이다.

3.1절 아침 발표될 필리버스터 중단 발표는 당장 배고프다고 봄이되면 씨를 뿌려 농사지을 종자를 털어먹고 1년 내내 굶주림에 빠져드는 어리석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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