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향욱의 술상을 엎지 않은 것은 惻隱之心의 발로?

惻隱之心의 마음도 없이 교과부에서 근무했을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노고에 눈물흘려야 하나?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6.07.09 16:40
  • 수정 2016.07.1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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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정책기획관 나향욱, 민중은 개. 돼지, 먹을 거만 주면 된다고 발언했다. -사진 : 티스토리-
교과부 정책기획관 나향욱, 민중은 개. 돼지, 먹을 거만 주면 된다고 발언했다. -사진 : 티스토리-

[더뉴스=기자수첩] 언제부터 기득권 세력들은 1%와 99%로 대한민국 국민을 구분했다. 프레임의 형성은 민중들에 의해 기본적인 윤곽이 나왔다. 그런데 이 프레임이 기득권들의 자랑으로 자리 잡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교과부 정책기획관 나향욱, 한 언론사 기자들과 저녁 술자리에서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 상. 하간의 격차는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닌가?”등의 발언을 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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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말로는 기자들은 귀를 의심하며 재차 물었고, 나향욱 교과부 정책기획관은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재 확인해줬다.

개. 돼지는 먹을 것만 해결해 주면 된다는 교과부 정책관의 사고는 어느 한 순간에 형성될 수 없다. 더욱이 술자리에서 과음으로 실수를 했다고 해명한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발언 속에는 이미 오랫동안 그의 마음속에 99%의 민중은 개. 돼지와 같으며, 개. 돼지는 많이 배울 필요도 없고,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고 발버둥 칠 필요도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신분제를 공공히 해야 한다고 발언한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구의역에서 불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19세 청년에게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그 청년이 어떻게 내 자식 일처럼 느껴지나, 위선이 아닌가?’라고 했다.

설령 내 자식과 똑 같이 느끼지 못하더라도 인간에게 있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무엇인가? 인간 누구에게나 다 내재하고 있는 측은지심도 부정하는 자칭 1%인 나향욱 교과부 정책기획관, 그동안 교과부에서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근무했을지 그림이 그려진다. 오히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측은지심도 느끼지 못하고 근무했을 교과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에게 개. 돼지인 민중이 측은지심을 느껴야 하는 세상이 됐다.

어떤 언론사와 저녁 술자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기자들이 나향욱 정책기획관 앞에서 술상을 엎어버리지 않은 것은 그나마 그 인간이 불쌍해서 아주 조그마한 측은지심의 발동으로 술상을 뒤집지는 않은 것으로 위안해야 한다.

나향욱이란 인간만 그랬겠는가? 우리는 지난 4월 13일 99%에 속해 있다가 1%로 올라섰다고 착각하는 인간들을 이미 보고 있다. 여의도 높은 건물에 들어가 넓은 정원을 내다보며 99%에 속해 있는 개. 돼지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도 않는 인간 군상들을 날마다 보고 있다.

광화문 뒤에 있는 파란 집 할머니는 원래 처음부터 공주로 태어나 공주로 늙고 있으니 어찌 99%의 개. 돼지와 같은 천민들이 논하겠는가?

측은지심(惻隱之心), 사단(四端 ; 넉사, 바를단) 중 하나인 측은지심(惻 ; 슬퍼할 측 隱 숨길 은 之 갈 지 心 마음 심 ; 가엾고 불쌍히 여김)은 1%에 속하는 공주와 귀족들에게는 없고, 99%인 개. 돼지와 같은 민중들에게만 있는 용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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