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춘천시 ITX요금 인상 대응을 보면서-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6.07.26 19:30
  • 수정 2016.07.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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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대종 기자>
<사진 엄대종 기자>

[더뉴스=기자수첩] 춘천시의회 시의원들이 코레일의 ITX청춘열차 요금 할인율 축소 방침에 화가 났다. 26일 남춘천역 일대에서 천막을 치고 오는 31일까지 항의집회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천막을 치고 책상을 설치한 곳에 “ITX요금 인상 춘천경제 다 망친다!”는 구호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구호들은 모두 요금할인율 30%에서 15%로 축소한다는 내용에 항의하는 구호들이다.

<사진 엄대종 기자>
<사진 엄대종 기자>

“ITX요금 인상 춘천경제 다 망친다!” 이 구호를 보고 과연 ITX청춘 열차의 요금인상이 춘천경제를 얼마나 더 망칠지 궁금해졌다. 이미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개통과 비싼 통행료를 춘천시민들은 부담하고 있었고, 전철운행과 동시에 인심 좋게 오랜 기간 운행하던 기차도 과감하게 양보하던 춘천시민들이 아니었던가?

어디 그뿐이랴, 전철운행도 청량리-춘천이 아닌, 상봉-춘천으로 대폭 양보했고, ITX청춘열차의 개통을 하루빨리 기대하며, 그동안 대략 2600원이면 서울에 갈 수 있었던 상봉-춘천 급행전철도 과감하게 양보하지 않았던가?

‘양보’, 아마 양보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빼앗겼다고 표현해야 맞다. 인심 좋은 춘천시민들은 자기들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아 가는데도 한 두 번의 항의집회로 만족하고 코레일이 빼앗아가는 것을 지난 4년간 지켜보고 있었다.

시작과 동시에 언제 끝날지 이미 밝히고 하는 집회에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31일까지 하고 끝내겠다는데 코레일이 관심을 가질까? 시민단체도 거의 연중행사로 한 두 번씩 하는 항의집회에 코레일이 신경이나 쓸까?

춘천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그리고 강원도가 들고 일어나 남춘천역과 춘천역을 폐쇄하고, 코레일의 방침에 거세게 항의하고 ITX이용 금지 운동을 무기한 펼친다고 선전포고를 한다면 과연 코레일이 지금처럼 춘천시를 만만하게 볼까?

지역 국회의원이 앞장서고, 춘천시장과 시의회 의원들, 또한 춘천시 및 인근 지역에 지역구를 둔 도의원들까지 모두 들고 일어난다면, 또한 강원도지사까지 발 벗고 나선다면 감히 코레일이 일방적으로 30%인하율을 15%로 축소한다고 말이나 꺼낼 수 있을까?

이번에 코레일이 다시 한 번 인하율 축소를 못하고 30%인하율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춘천시와 강원도의 반응을 본다면 언젠가는 꼭 ITX청춘열차 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 뻔하다.

“ITX요금 인상 춘천경제 다 망친다!”, 정말 춘천경제를 망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비싼 물류비와 열악한 물류환경, 좋아진 교통환경으로 최소 1박 2일 체류관광이 아닌, 당일치기 관광객 증가, 춘천 명동의 공동화 현상과 날마다 늘어만 가는 닭갈비집과 막국수 집, 변변한 기업이 없어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지역경제현황, 강원도청과 도의회, 경찰청, 강원도교육청 등이 원주시로 이전한다면 한 순간에 무너질 허약한 지역경제 등이 춘천시 경제를 다 망치는 주범이 아닌가?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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