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陽明月] 청명한 연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 Editor. 양삼운 논설위원
  • 입력 2017.03.31 20:57
  • 수정 2017.04.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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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양삼운 논설위원] 봄날은 좋은 시절이다.
 
새싹과 풋내음이 대지에 퍼져가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춘분을 지난 태양은 그믐을 안고 바람을 일으킨다.
 
이런 때에는 그리운 이들에게 마음을 담아 보내기 적당한 날이라 여겨진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는 몸짓들이 영글어가는 춘흥지절에 고마운 이들의 마음을 모아 이 글을 적어보려 한다.
 
양삼운 논설위원
양삼운 논설위원
무릇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듯이 우리의 만남도 어떤 기약을 위해 걸어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운 이들이여! 그대들에게 이 뜻을 전한다.
 
언제나 그럿듯 느닷없이 전해지는 소식들에서 고뇌와 번민의 편린들을 헤아려 볼 뿐이던 우리에게 경술일 그 바람에 스쳐오던 향기로운 유혹들을 어찌 가벼이 지나칠 수 있었겠는가?
 
돌아보건데 새로이 맞이하던 그날의 함성들이 어이없는 불길에 타올라 사그라지고, 울창하던 숲속을 지나 둔탁한 날들을 거쳐, 여섯번째 기둥을 세운 것이 어언 서른해가 지나가네 그려. 우리 참 열심히도 달려왔구만...
 
이제 야트막한 언덕을 돌아나가는 골목길에서 마주친 건장한 그 모습에서 여전한 기상과 힘찬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네. 반갑고도 기뻤다네. 오래도록 이런 기억이 함께 하기를 바래보네.
 
겨레와 나라의 내일을 걱정해온 이들에게 과감하고도 단호한 결심으로 언제나 분명하게 설명해주던 잔잔한 목소리가 새로웠다네.
 
이제 날개를 펴시게. 창공을 향하는 힘찬 날개짓으로 고도에 다다르면 아래는 물론 주위를 살펴보시게. 힘들면 쉬면서 바람에 몸을 맡기시게. 활강하는 것을 두려워 마시고 즐기시게.
 
선두에서 무리를 이끄는 갈매기의 기상으로 남동풍을 타고 산맥을 지나 강변에서 쉬어가시게. 물을 넘어 산을 지나는 길에는 돌아보지 마시게. 따르는 이들이 늘 지켜줄 것이니...
 
길고 깊은 사색에서 비로소 편안해진 결단에 무한한 존경심을 담아 보내드리며, 아우의 앞날에도 늘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기를 충심으로 기원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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