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陽明月] 'strongman'의 당당한 행보

낙동강에서 북악까지 초지일관해야

  • Editor. 양삼운 논설위원
  • 입력 2017.04.03 18:14
  • 수정 2017.04.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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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삼운 논설위원
양삼운 논설위원

[더뉴스=양삼운 논설위원] "어려서 우리집은 가난했다. 홍수에 집이 떠내려가기를 두어 차례, 리어카에 이삿짐을 싣고 전학을 가야 할 정도로 어렵게 공부했다. 하늘이 보이는 지붕없는 마을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다..."

누구의 자서전인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정치인 가운데 누가 서민 출신인가? 지금도 그 초심을 지키고 있는가?

경상남도지사 자리가 설왕설래 중이다. 터가 좋은지 기가 센지 들어만 가면 '대통령병'에 걸리는 듯 하다는 탄식이다. 하지만 아직 성공한 이가 없다. 이번에는?

이번 5.9 대선에는 4명의 직선 도지사 가운데 처음으로 공당의 대선 후보로 당당히 선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그것도 직전 여당의! 그러나 엉뚱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자초하고 있다.

'홍반장'이 그의 별칭이다. 주변에서야 감히(?) 그렇게 부르지 못하겠지만 대부분 다 안다. 회장도 아니고 줄반장도 아닌 것이다. 그의 4년여간 도정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다. 야권 정치인들은 물론 언론인들도 수모를 당하기 일쑤였다. 하물며 일반도민들이야 오죽했으면 한여름에 주민소환을 추진했으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현 경남도지사) <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현 경남도지사) <사진 자유한국당>

그가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안겨주려는 선물(?)은 14개월여 권한대행 체제인 듯 하다. 보궐선거 비용 수백억원을 아낀다는 그 '해괴한' 주장은 20여년 동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흔드려는 비상식적인 작태'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오죽하면 제1당이자 '집권이 유력하다'는 민주당은 도지사 후보 공개모집에 들어갔겠는가!

안하무인이자 기고만장한 한 사람의 독선은 이미 경쟁하던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지적대로 "정신을 훼손하는 아집' 그 자체라는 지적이다. 마침내 민주당 경남도당은 3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력한 논조로 자유한국당과 홍 후보를 겨냥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물론 바른정당도 같은 입장이라는 전언이다. 이미 도지사 후보를 선정하는 물밑작업들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마평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다가 도지사를 향한 발걸음들이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한다.

개인의 영화는 소싯적 꿈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강가 소년의 원대한 꿈은 더불어 잘 사는 멋진 나라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는 순수한 바람이었을 것이다. 우아한 아내를 만나고 호쾌한 공직생활을 거쳐 화려하게 등장해 강북에서 전설이 된 4선을 이룬 그가, 고향에서 4년여 열심히 달려온 공이 큰 것도 사실이다.

대장부 가는 길에 시야는 높이 두되 발아래 돌부리도 조심할 일이다. 구만리 장천을 날으려는 장도의 출발에 앞서, 활주로 같은 도정을 발판으로 은하계 같은 창공으로 도약하려 하거든 모름직이 뒤를 돌아보는 일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이어받으려는 이들 또한 소중한 인연들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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