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처음 시도된 스탠딩토론, 더욱 발전시켜야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정책과 토론도 참고해야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7.04.21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KBS방송토론, 이날 토론은 미국식 스탠딩토론으로 진행됐다. <사진 홍준표 캠프>
19일 KBS방송토론, 이날 토론은 미국식 스탠딩토론으로 진행됐다. <사진 홍준표 캠프>

[더뉴스=대선] 지난 19일 KBS방송토론은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된 스탠딩토론이다. 기존 방송토론과 스탠딩토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후보자들이 원고 없이 즉석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 하며, 사전에 질문을 후보자들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존에 진행되던 대부분의 방송토론이나 인터뷰는 사전에 후보자들에 질문내용을 조율하고, 후보자들이 충분히 의논해 질문지에 답변을 한 후 그 내용을 가지고 토론 또는 인터뷰를 했다. 이러한 방식은 미리 준비해온 답변서를 열심히 읽는 수준이기에 유권자들이 후보자들 속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탠딩토론을 하자는 가장 큰 이유는 사전에 질문지를 제공하지 않고, 토론장에 후보자들이 원고 또는 자료들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후보자들의 실질적인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기도 하고, 돌발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귀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시스템에 길들여진 한국정치상황에 처음 시도된 스탠딩토론, 하지만 정책을 가지고 치밀하게 싸우는 토론이 아닌 신변잡기를 꺼내 난투극을 벌이는 난상토론처럼 되었다. 이를 두고 스탠딩토론의 효과가 없다고 비난을 하는 측도 있다. 그러나 처음 시도되었다는 점과 질문지 사전유출과 원고와 자료를 들고 앵무새처럼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떠나는 기존 방송토론보다 훨씬 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하면 좋은 제도이고 좋은 토론이지만, 한국에서 시도하면 별 효과 없고 쓸모없는 방식이란 비난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SNS에서는 처음 시도된 스탠딩토론을 없애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 금방 끓어오르는 양은냄비 속성이 틀림없다.

대한민국 국민도 성숙해져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만 보고 무조건 표를 주는 성향에서 정책과 토론을 보면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식견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4 THE NEW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