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재인 정권의 첫 인사

밀월기간도 없는 저급한 일부 보수파의 삭막한 자세

  • Editor. 양삼운 논설위원
  • 입력 2017.05.12 11:23
  • 수정 2022.08.2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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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삼운 논설위원
양삼운 논설위원

[더뉴스=양삼운 논설위원]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보궐선거인 관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확정 즉시 임기가 시작됐고 곧바로 취임했다.

6번째 민주공화국의 7번째 대통령이 취임한 것이다. 그것도 지난해 가을부터 온 국민이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까지 광장에 나서 독재와 폭정에 항의한 결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의결하고,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해 이뤄진 '선거를 통한 정권창출'이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하게 됐다. 이제는 누구도 반민주적인 책동에 나설 수 없다. 감히 민주공화국의 국체를 부정하는 집단은 나올 수 없다. 아무리 외세를 등에 업더라도!

우리는 자유로운 선거로 정권을 바꿀 수도 있는 민주공화국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됐다. 역사를 부정하고 민주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구태를 더이상 용납할 국민을 없다.

문재인 후보는 41%대의 득표로 당선됐지만, 오히려 배려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협치 대통령이 돼야 할 것이다. 첫 관문인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급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위해서라도. 그는 취임 첫날 곧바로 야당들을 순회 예방하며 인사를 나누고 협력을 요청했다. 바람직한 자세로 보인다.

아울러 인사내용을 직접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은 미국식 대통령제의 좋은 면을 참고한 것으로 인식돼 호평을 받고 있다. 평소 소탈한 그의 진면목이 편안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보통 신정부가 들어서면 6개월 가량은 지켜보면서 선택의 기회를 마음껏 주는 것이 관례였다. 이른바 밀월기간으로 구라파식으로 '허니문' 기간이라 해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칭 보수진영 일부는 첫날 첫 인사부터 어깃장을 놓고 나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리한 지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무슨 주요 정책을 결정해 집행하는 책임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서는 비밀스럽게 보좌하는 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비서는 비서일 뿐이라는 말이다. 실장은 그 방의 대표일꾼이다.

그가 과거 청년기에 군사정권에 의해 좌경용공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다고들 지적하시는데, 그건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검증된 내용이다. 자기들 말대로라면 그런 '빨갱이'하고 8년간이나 의정활동을 같이 했다는 말인가? 그런 자신들은 정체가 무엇인가? 용공인가?

비판에도 때와 장소가 중요하다. 신혼 초에는 더욱 조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적응기를 두고 충분하게 실력이나 자세가 다 나왔을 때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할 때는, 민주당 사무총장을 할 때는 괜찮던 사람이 '고작' 비서실장이 됐다고 타박을 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싶다'는 저의가 드러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 일부 몰지각한 보수의 탈을 쓴 수구'꼴통' 분파들은 각성해야 한다. 세상이 얼마나 변해가는데 아직도 분단체제의 종북프레임에 갖혀서, 아니 숨어서 의도적으로 편한 길만 가려 해서는 재기의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것도 비인간적인 무뢰한을 앞세워서는!

보수진영의 분발을 촉구한다. 남의 집 잔치상에 모래먼지 그만 일으키시고 자기집 마당에 텃밭이라도 만드시라. 새 생명을 잉태하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찾으시라.

사람이 그리 없는가? 그러면 새로 키우시라. 헌 신발 신고 힘겨워 마시고 새 짚신을 만드시라. 이도 저도 안된다면 사달라고 하시든지, 능력되시면 새로 사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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