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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감성스토리] <노가다>
김도형 작가
위의 단어는 일본말이다
건설현장의 기술자 및 노동자를 낮추어 부르는 속어이기도하다
그러나 이 속어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수백만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소위 3D 직종으로 구분되어 기피대상 최우선의 직업이기도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건설업 종사자는 필수불가결한 귀한 인력이며 소중한 자원이 아닐 수 없다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세계의 유수한 건설에 참여해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찌우는데 크나큰 공로를 행한 이들도 이 노가다들 이었다
그리고 현재 나또한 기술직이라고 포장을 하지만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가다 일을 하고 있다
 
 
며칠 전 후배 몇 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난 요즘 회사에서 짤리다시피 나오고 본의 아니게
백수라는 후배에게 말을 건넸다
"우리 회사 사람 구한다. 와서 일해봐 초보라도 월 300은 벌어"
나의 말에 옆에 있던 다른 후배가 말참견을 했다
"형 소개할게 없어서 노가다를 하라고 하십니까?
오랫동안 일해주고 임금 떼이기 일쑤고, 위험하고, 남들 보기도 창피하고"
난 그 후배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을 했다
"그럼 니가 좋은 일자리 소개해 주던가?
그런데 노가다가 어때서?
요즘 노가다 임금안주면 큰일 난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사고나는 것보다 교통사고가 몇 백배 더 많다
그리고 뭐가 창피한데?
회사 짤렸다고 인상 쓰고 일도 안하는것 그게 더 창피한것 아니겠나?
사람이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알아봐야 하는게 맞는거다"
"에이 형이 운이 좋아서 임금 잘나오는 회사에 들어갔으니 그런 말이 나오지 현실이 어디 그렇습니까?
그렇게 좋으면 다 노가다 하지요"
난 편협한 후배의 말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아놔! 야이 짜샤! 니가 노가다맛을 알아?
땅만 쳐다보면 누가 월 300만원 준다니?
노가다하면 인생 막장이냐?
이자식 사고방식이 영 조선시대네?
짜식아! 노가다해서 땅사고 집사고 억대 연봉인 사람도 많아
왜이리 부정적인거야!"
한바탕 쏟아 붓고 난후 난 깊은 생각에 잠겨야했다
 
그닥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도 못한 후배는
왜 이런 사고를 가지게 되었을까?
특정 직업에 대해 천시하는 시선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것은 비단 내 후배만의 시각일까?
 
 
이런 나의 자문에 난 자답을 할 수 없었다.
혹자들은 경제의 불균형이니, 엘리트주의니
부의 양극화 때문이니 여러 답안들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난 더 복잡한 이유들이 몇몇 직종에 대해 기피하며 천시하는 행태에 내재되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건
사회적 약자들이 최후에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노가다에 대한 선입관...이것만큼 무서운게 또 있을까?
어떤 직종이건 나의 재능과 시간을 임금으로 지불받는 것은 포괄적 의미의 노가다가 아니겠는가?
 
그날은 생각이 많아서인가 술도 많이 마셨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성현의 말씀으로도 해소되지 않던 헛헛해진
마음을 술밖에는 달랠 것이 없어서 였을것이 과음의 이유였을 터였다
 
열악한 근무환경,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사회적 멸시...그러나 건설업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땀이 얼룩진 결과물을 바라보며 참다운 보람을 느끼는 순수한 사람들이다
이 사실은 성공한 인생인가? 실패한 인생인가?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가치가 절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의 자녀를 조용히 끌고 가서 
"너 공부 안하면 저런 사람 된단다"라고 가르치는 이사회인 것이 처절하게 서글프다
 
이시대의 편협함을 적나라하게 다그칠 수 있는 언어는 내게 없다
그러나 이말 만은 하고 싶다
"노가다가 어때서!"
 
 
민노총의 6월 총파업이 다가온다.
난 정권이 바뀌었다고, 민노총이 비민주적 행동을 행한 적이 있다고, 귀족노조화 되어버렸다 욕을 먹는다고, 그들이 파업을, 행동을 멈추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근본적인 직업관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면 적극 찬성한다.
난 노동일을 합니다. 라는 말에
열심히 잘사시는구료 라는 대답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땀으로 보상을 받는 이들은 언제나 신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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