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수다] 최순실이 만든 태극문양 정부상징물 계속 사용하나?

원상복구 또는 국민적 여론 경청 후 다시 정해야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7.05.23 01:19
  • 수정 2022.08.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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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광복 70주년 맞이 정부 상징물로 만든 태극문양, 정부 상징물 교체에 최순실이 개입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광복 70주년 맞이 정부 상징물로 만든 태극문양, 정부 상징물 교체에 최순실이 개입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더뉴스=정치수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으로는 한글, 무궁화, 봉황, 태극기, 백두산 호랑이, 송골매, 푸른 소나무 등 무수히 많다.

대한민국 정부기관 및 산하 단체들은 기관을 상징하는 고유한 로고들을 사용했다. 정부물품을 나타내는 모양으로는 오랜 기간 동안 무궁화모양에 ‘정부’라는 글자가 들어간 로고를 사용해왔다.

위에는 과거 교육부 상징물과 아래는 박근혜 정부가 교체한 교육부 상징
위에는 과거 교육부 상징물과 아래는 박근혜 정부가 교체한 교육부 상징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정부기관은 태극모양에 정부기관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서와 업무분야에 관계없이 통일됐다. 박근혜 정부는 약 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정부 전 부처와 산하기관 750곳의 로고를 일방적으로 통일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국민 설문조사를 통해 1년이란 기간을 걸쳐 역동적인 태극문양으로 교체됐다고 홍보했다. 대한민국 정부를 상징하는 기본 문양은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에 의해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에서 공개됐다.


박근혜 정부가 로고 변경을 해야 하는 이유로 든 것은 각 기관별 별도의 로고를 사용해 정부 조직이 개편될 때마다 기관별 상징을 신설 또는 변경해야 하며, 국민들은 정부기관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예전 환경부 상징물(위) 박근혜-최순실표 환경부(아래)
예전 환경부 상징물(위) 박근혜-최순실표 환경부(아래)


태극문양으로 정부기관 상징을 변경하는 이유와 근거로 세계 각국에서는 통합형, 혼합형, 개별형을 사용한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통일된 문양에 정부부처의 이름을 표기한다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와 독일 등 기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상징을 예로 들기도 했다. 문체부는 2016년 3월 통합형 정부상징물을 발표하면서 OECD 34개국 중 28개국이 통합형 상징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예전 국립한글박물관 상징(위)과 박근혜 정부가 만든 상징물(아래)
예전 국립한글박물관 상징(위)과 박근혜 정부가 만든 상징물(아래)
예전 국립중앙박물관 상징물(위), 박근혜 정부가 교체한 상징물(아래)
예전 국립중앙박물관 상징물(위), 박근혜 정부가 교체한 상징물(아래)

박근혜 정부는 2016년 3월 국무회의에 보고. 확정된 이후 3월 중에 새로운 정부상징의 적용기관을 부처 협의를 통해 확정하고, 5월부터 적용했다.

김종덕 문체부장관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정부기관 통합 상징물은 심플하고 깔끔하다. 통일된 이미지를 통해 쉽게 대한민국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통합형 정부기관 상징물 추진 배경이다. 이미 2016년 통합형 정부기관 상징물이 알려지면서 TV조선을 비롯해 많은 언론에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상징물 교체 배경으로 지목했다.

예전 문화관광부 상징물(위)과 박근혜-최순실표 상징물(아래)
예전 문화관광부 상징물(위)과 박근혜-최순실표 상징물(아래)

하지만 의혹이 발생할 때마다 문체부는 “사실과 다르다. 아니다. 관련 없다. 적 청색, 오방색을 반영한 최순실표 태극은 기획된 적이 없다. 차은택씨는 사업계획의 수립부터 최종결과 도출까지 단 한차례의 자문역으로도 참여한 바 없다.”등의 해명을 했다. 한 문체부 전 1급 공무원은 “갑자기 정부상징체계와 국가 브랜드 사업이 추진됐고, 나중에 보니 모두 차은택씨가 주도한 것이었다.”고 밝힌 것이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상징물, 위는 예전 상징물, 아래는 박근혜-최순실표 상징물
기획재정부 상징물, 위는 예전 상징물, 아래는 박근혜-최순실표 상징물

최순실표 정부기관 통합형 상징물은 개발비용에 약 5억 원, 모든 부처와 산하기관 교체비용에 총 60~70억 원이 소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5년까지 28억5000만원이 집행됐고, 2016년 말까지 35억 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다.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이해할 수 없었던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인 박근혜 정부는 촛불혁명의 열기에 의해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으며, 헌법재판소는 8:0전원 찬성으로 지난 3월 10일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파면했다. 그리고 지난 3월 31일 새벽 박근혜는 법정 구속됐다.

적폐세력으로 인정된 최순실에 의해 자행된 정부기관 상징물, 어떻게 해야 할까? 각 부처마다 특색 있는 상징물을 사용하던 시기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다시 물어 앞으로 변경되지 않을 대한민국 상징물을 다시 만들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교체된 정부상징물 대표적인 사례
인터넷에 공개된 교체된 정부상징물 대표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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