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수다] 이번만큼은 문정인 특보가 맞다!

고작 한미연합훈련 축소 내밀며 북핵중지 요구
사드 지연에 트럼프 격노, 그걸 동맹이라고?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7.06.21 19:30
  • 수정 2022.08.3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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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정치수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논란? 미국방문에서 ‘사드문제로 한미동맹이 위험하다면 그것이 동맹인가?’로 시작해 북핵중단시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 그의 발언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다고 그러고 청와대와 한국사회는 화들짝으로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사드철회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사드 문제는 다음 정부가 처리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즉 이 대답은 철회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배치를 확정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조금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대선 기간동안 입장이 곤란해지는 대답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으며, 사드 문제가 이미 국내에 반입된 상태에서 중국 측이든 미국 측이든 어디라도 설득이 쉽지 않다는 것과 미국의 눈치를 봐서라도 철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한국민의 반응을 봐서라도 섣부른 설치가 힘들다는 것을 간파했다는 의미였다.

대선기간 중 가장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사드배치 반대를 정당 중 제일먼저 외쳤던 국민의당이 보수층을 지나치게 의식해 안철수 대선후보가 사드배치 찬성으로 돌아선 행동이었다. 덕택에 안철수 대선후보는 전남.광주의 지지와 진보성향을 나타내며 중도노선에 있던 지지층을 많이 잃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 좌측)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사진 우측)
문재인 대통령(사진 좌측)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사진 우측)

본론으로 돌아와 문정인 특보의 발언 두 개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문제가 됐던 발언은 사드배치 관련한 내용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지연을 둘러싸고 격노했다고 18일 기준하여 한국 언론에서 대서특필했다.

문정인 특보는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라고 했다. 또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방어용 무기체계인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유사시 미군이 온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는 발언도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했다는 보도는 더욱 심화됐다. 한국 언론들은 앞 다투어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이 안보불안을 소재로 호들갑을 떤 것은 당연했다.

국내외의 이상한 기류에 먼저 발을 빼기 시작한 곳은 청와대였다. 문정인 특보가 학자 신분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미국 언론도 문정인 특보의 위치를 알기에 문재인 정부의 대북 및 한미관계에 대해서 듣기를 원했기에 질문했다. 청와대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에 지지를 보냈어야 했다.

문정인 특보는 또한, 지난 16일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9일 “문정인 특보에게 앞으로 있을 한미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있을 한미관계란 1차적으로 오는 28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2차적으로 향후 진행될 사드문제, 3차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등 향후 남북관계도 포함된다.

하지만 문정인 특보가 언급한 북핵 중지시 한미연합훈련축소에 대해서 북한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북핵 중지와 한미연합훈련을 등가로 놓고 언급한 것이다. 조금 쉽게 설명해 동네 꼬마들이 장난감 물물교환을 한다고 가정하면 사용한지 2년이 지난 3만 원짜리 로봇과 구입한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2만 원짜리 최신형 로봇을 교환한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손해일까? 구입한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2만 원짜리 로봇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손해다. 그래도 이 물물교환은 협상만 잘하면 충분히 성사될 수 있다.

하지만 1년 된 아이폰6S를 가지고 있는 초등학교 키가 좀 작은 6학년생이 바로 하루 전 5만원 주고 산 로봇장난감을 갖고 있는 덩치가 큰 고등학생 2학년생이 물물교환을 하자고 초등학생에게 강요를 한다면 이를 두고 공정한 물물교환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등가성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라도 말한다.

북핵 중지시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미국과 한국 입장에서 손해 볼 장사는 아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전체를 포기해야 하는 거래다. 북한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거래 제안이다. 북핵 중지를 거래로 내밀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에서도 북핵 중지와 맞먹는 더 큰 것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 언론들은 문정인 특보가 제안한 내용에서 북한과 남한, 미국 3국 간에 완전한 등가성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래를 해볼 만한 등가성이 성립이 되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 언제쯤 미국에 당당한 배짱을 부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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