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THE NEWS 김도형의 감성스토리 김도형 작가
[김도형의 감성스토리]<울타리>
김도형 작가
금강 유원지를 향해 걸어가던 뙤약볕 아래의 시골길은
나의 아집 덕분에 더 무더웠다
 
영동에서는 목적지인 수동리까지 버스가 하루 두번 운행했지만
지도를 펼쳐본 나는 옥천이 거리상 더 가까운것을 괜히 보았고
친구들의 질책을 감수하며 10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를 걸어야했다
 
옥천 버스터미널에서 수동리가는 버스가 없다는 말에 흐르던 땀마저도 차갑게 식었었다
 
이 여행은 나와, 친구들의 군입대전 마지막 여행이 될터였다.
그런데 처음부터 꼬였다
매미는 눈치없이 울어댔다
친구들에게는 ‘맴맴’으로 들렸을 소리가 내겐 ‘바보바보’ 이렇게 들렸다
 
허리까지나 겨우 올라올까한 싸리나무 울타리 안의 시골집 마당에서 중년의 부부가 점심을 드시고 계셨다
 
마당 중앙엔 마중물을 부어 으쌰으쌰 물을 퍼올려야 하는 펌프가 있었는데 우리의 목표는 바로 이곳에서 나올 물이었다
 
고맙게도 웃으며 허락하신다.
가장 시원하게 느껴지는 온도가 영상 4도라하던데
이 물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4도였던게 분명했다
 
"밥 먹고가"
 
이 한마디에 우린 평상을 점령했고 아주머니는 바로 옆 텃밭에서 상추와 풋고추를 따오셨다
직접 담그신 된장의 질박함에 풋고추를 찍어 먹는데
진정 영혼이 맑아지는 맛이었다.
 
난 이 시골부부의 인심덕에 친구들로 부터 면책을 받았고
빠다코코넛 과자를 배낭에서 꺼내 툇마루 한켠에 슬쩍 올려두고 그집을 나왔다
 
 
금강유원지 수동리여행을 이야기하면 같이갔던 친구들은 
모두 이 점심을 먼저 기억해냈다
그러나 난 너무나 맛있었던 그 점심밥도 기억이 선명하지만
각인된 이미지처럼 떠오르는 것은 싸리나무 울타리였다
 
있으나 마나한 울타리... 
그저 이 안쪽은 마당이요 그 바깥쪽은 길이요 그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는 상징적 경계선.... 
 
그 울타리에는 강한 배타가 없었고 
마당이라는 공간을 빛나게 해주는 보조적인 역할만이 존재했었다
 
울타리는 마당과 하나가 된 부수적 이미지였으며
난 그 종합적인 마당의 개념을 울타리라는 경계로 인식했던 거였다
 
 
울타리의 어원은 설명을 생략한다
검색이란 가증스런 방법이 설명이라는 수고를 덜어준다
다만 한가지 울타리는 우리라는 말과 어원이 같다
 
재밌지 않은가?
무언가를 구분짓자고 만든 물체가 우리라는 동행의 개념과 어원이 같다니?
 
아리송해 할것같아 서두에 싸리나무 울타리가 쳐져있던 시골 농가의 아름다웠던 점심을 길게 썼던거였다
 
그렇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울타리와 우리를 동일시 했던거다
폐쇄적인 또래집단으로서의 우리가 아닌 대동적인 개념의 우리란 개념을 말이다
울타리가 낮은것은 바로 그이유이다
그리고 마당이 집보다 넓다
실내라는 공간에서의 사적인 생활보다는 마당이라는 공유의 삶이 중요시 되었다는것이 명백하다
같은 맥락으로 대문이라고 표현하듯이 쓸데없이 문이 컸다
 
그 문으로 나물을 한가득 캔 아낙네가 들어서서는 지난봄 겨울배추 한포기를 얻은댓가로 한 웅큼 나물을 내어놓고 간다
 
누구네 아들이 어디 좋은데 갔다고 돼지라도 한마리 잡으면
이 집 마당이 곧 연회장이된다
그렇다 즐거운 파티의 문화다
 
 
담벼락 허물기 운동이 있었다
그곳에 주차장을 만들라고 지원도 해줬다
참으로 쓰잘데기없는 정책이었다
동네 골목은 나름의 질서로 주차 질서가 유지된다
숨막히는곳은 도심이다
 
울타리가 담이 되었다 라는건 울타리를 짓는 재료의 변화인거다
 
마당이없는 집들이 늘어난다
마당 대신에 주차공간이 더 시급한 이유일까?
아니면 울타리에서 우리라는 단어를 잊고 살기 때문일까?
울타리는 사라지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과는... 정확히 우리들끼리 마저도
마음속에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하고 담벼락위에 깨진 유리병 조각을 꽂아두고 살고 있는건 아닌가?
 
우리는 
아름다운 풍속과 인심의 울타리를 버려버리고 림태주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얼마나 '견고한 독존의 성곽'을 겨울내내 쌓고 살아왔는지... 
 
이제는 한 장 한장 그 성곽의 벽돌을 허물어 강물에 던져버리고
내 허리 높이도 안될 울타리를 쳐야한다
 
누구나 지나가다가 물한잔 청할수 있도록
밥 먹고가
이 한마디 스스럼없이 건넬수 있도록... 
 
림태주 작가의 글 캡처 화면 <김도형 작가 제공>
난 내안의 울타리가 높아지고 있지는 않나
이 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림태주 님의 글을 다시 읽으며 
나를 반성한다
그리고 그의 글을 캡처해서 첨부한다
 
뜬금없지만 
인류 역사상 최초의 오페라는 우리나라의 마당놀이 이다

김도형 작가  thenews7490@gmail.com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휴 언론사

김도형 작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영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