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수다] ‘군주민수(君舟民水)’, 올해의 사자성어

다시는 물이 배를 뒤집는 세상이 오지 않고, 백성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여유로움이 넘치기를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6.12.27 10:35
  • 수정 2022.08.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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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봉 정치부장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정치수다] ‘군주민수(君舟民水)’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말이다. 뜻은 ‘임금은 배, 백성은 물’, 이 말 속에는 강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들어 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백성들은 군주(君主)의 학정(虐政)에 군주민수(君舟民水)로 응답해 군(君)이 되는 주(舟)를 뒤집곤 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광우병 파동에 어린 학생들이 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왔고, 최근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농단에 전 국민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한 축인 새누리당 내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 29명이 27일 오전 10시 탈당기자회견을 가졌다. 보수개혁신당을 표방한 비주류 의원들은 사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던 인물들이며 동시에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일등공신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국회와 청문회장, 그리고 방송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누구보다 신랄하게 비판하고, 건전한 보수, 개혁보수로 새누리당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이들을 국민들은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지금 개혁보수를 외치는 이들 뒤에는 4대강 개발로 2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해 국고를 탕진(蕩盡)하고, 해외자원개발을 한다면서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막대한 손해만 입히고 철수하게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과 정치를 아는 사람들은 결국 보수개혁신당이 친박 중에 친박만 남게 될 새누리당을 흡수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결국 27일 탈당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탈당한 보수개혁신당은 다시 새누리당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한편 보수개혁신당의 출발과 함께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층들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 조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월 2주차 주간집계 조사 대비 1.6%p 하락한 36.1%였다. 새누리당은 2.0%p 상승한 19.2%, 국민의당은 1.3%p 오른 13.5%를 기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나타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과 보수개혁신당이 한국정치에서 보수(conservative)라는 트레이드마크를 가지고 언제든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기대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 유력 대선주자로 보수개혁신당에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그리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지지율 1위는 문재인 전 대표, 2위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1월 말경 헌재의 탄핵심판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고, 특검에 의한 수사 중간발표가 나오면 정국(政局)은 3월을 기준으로 서서히 대선이란 큰 흐름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때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사자성어는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할 것이다. 최근 매주 인원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촛불은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 등의 ‘모르쇠’ 답변과 박근혜 대통령의 시간벌기 작전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할 테고, 임기를 마치고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검증작업으로 촛불은 다시 횃불로 변하면서 군주민수(君舟民水)의 강력한 의미를 정치권이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요구할 것이다.

국민의당, 보수개혁신당, 정의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들은 87년 체제의 종식으로 제6공화국을 끝내고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는데 공감하며 의원내각제, 분권형대통령제 등 통치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선거제도의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다.

군주민수(君舟民水), 다시는 물이 배를 뒤집는 세상이 오지 않고, 백성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여유로움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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