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름방학, 그러나 한 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

한 끼 식사만 제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사회
결식아동, 밥만 주면 해결되지 않아
빈곤가정 굴레 벗어나도록 종합적인 지원 필요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7.02.24 14:32
  • 수정 2020.09.18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굿네이버스
사진 굿네이버스

[더뉴스=교육복지] 방학 중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이 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이고 한 끼 식사비용이 3000원에서 4500원 사이에 책정되어 식당은 고사하고 분식점에서도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편의점에서 과자나 빵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초. 중. 고등학생들이 많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사회가 결식아동의 식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외국의 경우 빈곤아동의 교육·복지·문화·정서적 지원을 하거나 빈곤가정 전체를 대상으로 간접적인 지원 시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강원발전연구원은 강원도 지역 내 결식아동 급식전달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결식아동 급식지원의 보완점을 찾고 있다.

■미국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와 21C학교
미국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는 1965년에 시작됐다. 미국 50개 주에서 저소득층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1주일에 4~5시간, 1일 6시간 이하로 교육, 건강, 영양, 사회서비스, 부모 참여를 포함한 포괄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헤드 스타트에 참여한 전체 유아의 10% 범위내에서 빈곤기준내에 속하지 않는 가정의 아동과 최소한 10%의 장애 아동을 입학시키도록 하고 있어 또래 아동들과 교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21C학교를 운영하면서 아동들에게 최적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기반 또는 학교연계 아동보호 및 가족지원 프로그램으로 가족자원센터(family resource centers)로 불린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와 지역사회 사이의 효과적인 공조를 위해 지역사회학교형(community school model)으로 학부모를 학교에 참여시키는 동시에 학부모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저소득층 및 중산층 가정의 0세~12세 아동과 그 부모들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아동보육서비스와 가족지원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21C학교의 특징은 학교와 보육의 통합에 있다. 학기 중에는 보육서비스가 학교마다 운영되지만, 방학 중에는 몇 학교의 프로그램이 연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21C학교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소득이나 가족상황에 관계없이 소득에 따른 차등비용 부가방식(sliding fee scales)이나 그 외 혁신적인 재원 전략을 통해 지역사회 모든 가족들에게 제공된다는 것이다. 각 가정은 형편에 따라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의 보육서비스 비용을 부담하고, 저소득가정은 연방정부, 주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슈어 스타트(Sure Start)
영국의 슈어 스타트는 1997년부터 논의돼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책이다. 슈어 스타트는 빈곤·소외지역 아동들과 일반아동과의 차이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확장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슈어 스타트는 모든 아이들이 보육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빈곤층 아동들이 받기 어려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빈곤층 아동들의 부모들이 일자리를 갖고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해 아동·부모·지역공동체에 더 나은 삶의 여건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영국은 슈어 프로그램을 위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19억 파운드(약 3조8000억원)의 정부 예산이 포함됐으며, 2004년 예산은 12억 파운드(약 2조4000억원)가 배정되는 등 관련 예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슈어 스타트는 지방정부를 사업 주체로 지정하고 전국에 설치된 67개 아동센터(Children's Centre), 107개의 조기 우등센터(Early Excellence Centre)를 비롯해 이미 설립된 학교, 양육시설, 시민단체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524개의 슈어 스타트 지역 프로그램을 지역별 특성에 맞게 아동과 그 가족에게 보육·보건·교육·취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부모들에게 구직정보와 보육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고, 임신 전후의 건강진단까지 지원함으로서 가정과 지역공동체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노동연금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별 구직센터(Jobcentre Plus)와 연계하여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모들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고, 아동들은 안전하고 수준 높은 교육과 보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의 페어 스타트(Fair Start)
페어 스타트는 18개월부터 취학 전까지 아동에게 시력·청력·사회성·언어능력·체력·손놀림 등 여섯 가지 검사를 무료로 받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1996년 온타리오주 썬더베이시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시작됐다.

페어 스타트의 목적은 “다섯 살 이전의 시기가 남은 인생을 좌우한다.”는 캐나다 페어 스타트의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뇌의 75% 이상이 다섯 살 이전에 발달하기 때문에 아동에게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함으로써 빈곤아동에게 일반아동과 공정한(fair) 출발을 보장한다는 개념이다. 썬더베이 보건협회에 따르면 1996년 45%에 그쳤던 취학 전 아동 검진율이 2003년 88%로 증가했다. 한편, 2002년 검사 받은 2,045명 중 149명이 언어능력, 58명이 사회성, 157명이 미세 운동, 69명이 전체 운동에서 문제가 조기 발견되어 지역 내 병원에서 치료받음으로 페어 스타트의 목적을 달성했다.

■일본의 한 부모가정 지원
일본도 빈곤아동에 대해 직접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아동이 있는 가정에 대해 지원함으로써 아동의 빈곤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한 부모가정 지원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강원도에도 한 부모가정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일본의 사례를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부모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유족기초연금, 유족후생연금, 아동부양수당, 모자복지자금, 과부복지자금, 부자가정지원시책, 세제상의 조치’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빈곤층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연금에는 국민연금제도에 따라 유족기초연금, 유족후생기금, 아동부양수당법에 근거한 아동부양수당, 그 외 모자복지자금, 과부복지자금 등이 있다. 특히 모자복지자금은 20세 미만의 아동을 부양하고 있으면서 배우자가 없는 여자 또는 아동본인도 해당되며, ‘사업개시자금, 생활자금, 사업계속자금, 주택자금, 학자금, 이사자금, 기능습득자금, 취직지원자금, 결혼자금, 취학지원자금, 특례아동부양자금, 의료개호자금’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아동부양수당은 2002년 개정을 통해 노동 등으로 인해 소득이 증가된 경우에도 수당을 추가한 총수입이 완만하게 증가해 가도록 상당히 세분화했다. 이전에는 소득 정도에 따라 2단계로 구분됐으며, 수입이 증가하면 수당의 합계액인 총수입이 축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은 한 부모가정 지원 정책을 통해 자립촉진대책과 고용촉진시책으로 모자가정의 취업 및 자립지원센터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취업상담 및 취업지원강습의 실습 등과 함께 양육비 결정 등의 전문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공공직업훈련 및 직장적응훈련의 수강자에게는 훈련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기업이 모자가정의 모친을 고용하면 특정고용자개발조성금, 직업훈련적응비가 사업자에게 지급된다.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 정책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학기 중 급식 제공, 방학 중 3000원~4500원 가격의 식권제공 또는 도시락 배달로 끝나는 한국사회의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지원 정책은 전면 재수정되어야 한다. 또한 통일된 방침 없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지원대책은 중앙부처 한 곳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하면서 각 지자체와 통일된 매뉴얼을 가지고 근본적인 빈곤탈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밥을 굶고 있는 아이에게 식권 한 장을 주거나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빈곤가정은 아동들만 밥을 굶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같이 밥을 굶게 된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빈곤아동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빈곤가정을 전반적으로 지원함으로서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야 한다. 즉 한 끼 식사만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제공과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일자리가 부족한 지자체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자체가 스스로 설립해 지역 내 빈곤가정의 부모가 안정적인 수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4 THE NEW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