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국만큼만 복지를 한다면 '증세, 아깝지 않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무상교육, 모든 병원비용 무료
저소득층, 다자녀 가정에 카운슬 주택 제공, 각종 복지수당 제공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7.08.18 00:47
  • 수정 2017.08.1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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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봉 기자
김재봉 기자

[더뉴스=김재봉 기자] 93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살며 공부를 했다. 워낙에 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무작정 건너간 영국생활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생활비와 학비 등 비용을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한국레스토랑에서 야간시간대 매니저로 일했고, 나중에는 대한항공 런던지점에 문서전달 및 단순 사무업무를 보는 곳으로 이직을 했고, 두 달 후 한진해운 런던지점 관리과(요즘 지원과)로 자리를 옮겼다.

오전에는 공부를 하고, 점심식사 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본사에서 필요한 모든 정보와 책자, 정보지 등을 구해 보내주고 본사에서 내려온 서류를 영어로 만들어 회람시키고, 영국에 있는 한진해운 모든 지점의 필요한 물품을 구매결정해주는 담당을 맡고 있었다.

지점마다 필요한 모든 물품이 내 결정하에 구매가 되다보니 영국인 직원들의 친절함이란 말도 못할 정도였다.

편의상 한진해운에서 매월 1000파운드의 급여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세금을 공제하고 받는 급여는 대략 750파운드에서 800파운드 정도 됐다. 1993년 당시 한국사회와 비교하면 엄청 많은 세금을 납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영국인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무료이며, 모든 병원이용이 무료이며, 병상에 아무리 오래 누워있거나 암에 걸려 치료를 해도 병원비가 무료다. 무엇보다 영국은 질병치료가 아니라, 질병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또한 가정이 있고, 자녀까지 있지만 생활이 어렵거나 집을 렌탈하기 어려우면 각 지자체에서 카운슬 하우스라는 것을 제공한다. 보통 세미-디테치드 방3개, 거실, 다이닝룸이 있고, 앞뒤 정원까지 있는 집이 월 800파운드라면, 카운슬 하우스는 월 150파운드에서 200파운드 사이에 이용가능하다.

영국이 결코 복지가 잘 됐다고 평가된 북유럽 국가만큼 세금을 많이 걷지도 않고, 복지가 체계적으로 잘 된 나라도 아니다. 심지어 프랑스와 독일과 비교해도 영국의 복지시스템은 잘 됐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영국만큼 한국사회가 복지시스템을 갖춘다면 결코 국민건강보험료를 올리거나 증세를 하는 부분에 아주 조그마한 불만도 갖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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