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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독일 슈뢰더 전총리 '한국사회의 사회적 대타협' 대담슈뢰더 전 총리 "개혁 필요하다면 정부 주도해서라도 국익 추구해야"
정세균 "자유한국당 오늘 국회에 참여하기로 해 다행히 파행은 마감"
"정당 간 대화는 나름…의회-정부 협치는 걸음마도 못 떼"
   
▲ <사진 박하연기자>
[더뉴스=박하연 기자] 1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초청으로 개최된 게르하르트 슈뢰더(이하 슈뢰더) 전 독일총리의 ‘동북아 현실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 특별 강연이 열렸다.

이날 2부에서는 '한국사회의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주제로 정세균 국회의장과 슈뢰더 전 총리의 대담이 진행됐다. 대담에서는 독일의 사회적 대타협과 한국사회의 현재를 분석하고, 연정의 리더십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슈뢰더 전 총리는 "'어젠다 2010'을 통과시는 과정에서 독일 실업은 약 500만명으로 굉장히 심각했다. 당시 독일은 유럽의 병자로 불렸으나 지금은 유럽의 건강한 여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자신이 단행한 '어젠다 2010' 개혁이 독일 위기 극복의 중심에 있었음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안다. 우리는 이런 개혁에 정부, 노동조합 그리고 사용자 단체 모두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어 참여시키는 게 첫 시도였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사용자 단체 측 모두 정부에 요구만 했다"며 개혁 과정에서 타협이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결국 노동을 위한 동맹이라 불린 라운드 테이블을 실패라 규정하고, 정부 주도의 개혁을 추진했다"며 "사회에는 여러 이해단체들이 있는데 타협이나 양보를 하지 않는 단체들도 있다.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정부가 주도해서라도 국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청년 실업을 비롯해 양극화 심화, 자영업자 위기 상황에 북한 핵 문제까지 한국이 처한 위기가 통독 이후 독일이 직면한 위기와 못지 않다"며 "그 때 슈뢰더 총리께서 청지적 결단과 리더십을 발휘해 유럽의 병자를 구했던 것도 한국도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국회에서 정파를 초월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날 정 국회의장은 정기국회 보이콧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유한국당을 넌지시 언급했다.

정 국회의장은 "다행히 오늘 자유한국당도 국회에 참여하기로 해 파행이 마감됐다"며 "과거 IMF도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위기극복의 경험이 있는 만큼 지금 직면한 현상에 모든 정당과 지도자들이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슈 총리는 "한국이나 독일이나 당내부를 설득하는 문제가 어렵다"며 "의원들은 포괄적인 개혁 실시에서 많은 의석수를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익을 위해서는 차라리 선거에 실패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은 연정 경험이 많지 않을 걸로 알고 있다. 연정과 비슷한 형태의 협력이 한국에 맞게 진행되는 것이 국회의장에게 큰 과제가 되겠다"고 전했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협치를 통해 국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회 내 정당 간 대화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와 정부와의 협치는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의원 연구모임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 연구모임>과 재단법인 여시재가 공동 주최하고, 메디치미디어가 후원해 한-독 동시통역으로 이뤄졌다.

한편, 독일 괴팅겐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슈뢰더 전 총리는 1998년 제7대 독일 연방총리로 선출되어 2005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특히 그가 총리 재직 중에 단행한 ‘어젠다 2010’은 독일 경제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국가로서 입지를 다지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슈뢰더 전 총리와 정세균 국회의장의 대담 주요 내용이다.

<주요 대담 내용>

▶정 국회회장: 총리 재직하실 때 독일을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셨다. 사회적 타협을 통해 노동이나 세제 등 전반적인 사회개혁을 주도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국민들, 다양한 정파를 비롯해 당내부 반대세력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굼하다. 어떻게 보면 당내부 반대세력을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 것 같다.

▶슈 총리: 굉장히 포괄적이고 힘겨운 개혁을 추진하고자 할 때는 두 가지와 맞서야 한다.
첫 째는 개혁 선언할 때와 적절한 추진 시기를 정하는 일이다. 긍정적인 결과는 3~5년 뒤에 나타난다. 그것이 사실 개혁 추진에 있어 큰 문제에 속한다. 독일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인데, 사실 상당한 안정과 부를 경험한 국민들은 어떤 상황의 변화를 원치 않는다. 따라서 개혁을 추진하지 않았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어려움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문제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선거철과 맞물려 제대로 된 이행이 어렵다. 국익을 위해 적어도 선거에서 실패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할 만큼의 결단력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이익과 국익 추구가 가능하다.
두 번째는 당내부를 설득하는 문제다. 의원들은 이러한 포괄적인 개혁을 실시할 때 많은 의석수를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언론과 미디어를 활용해 많은 이들에게 이 개혁의 의의를 소개해야 한다.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것, 정치적 입지를 잃을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져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장으로서 여러 직책을 맡은 의원으로서 부드러운 압력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필요한 편이다. 물론 부드러워야 한다.

▷사회자; 부드러운 압력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슈 총리: 내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 독일에 전해지면 안 된다 (웃음). 정당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다면 여러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 권한을 이용할 수 도 있고, 독일에서는 의석 수 절반은 그런 것을 통해 선출되고, 절반은 명단 리스트를 통해 되는데. 이 리스트 수립은 부드러운 압력에 의해…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웃음)

▶정 국회의장: 과감한 개혁으로 선거에 비록 졌지만 선거 이후의 영원한 승리자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패배로 인해 독일을 구했다고 하는 게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슈 총리: 국익 위해서는 차라리 선선거에서 실패하는 게 낫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추진한 개혁들의 성과는 선거에서 실패했으나 진정한 승리자가 되었고, 저의 후임자로 저를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도, 다양한 다른 나라에서도 제 경험과 개혁에 대해 강연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 일어나는 일들에는 어떠한 청사진도 제시할 수 없다. 독일 사례도 제시할 수 없다. 한국은 한국의 경제·노동조건·정치체제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한국 같은 경우 대통령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제도가 있고, 의회제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연정 경험이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이 제안하고 의회에서 받아질 것으로 예상된 개혁이 어떻게 실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국 상황에 맞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국회의장에게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연정과 비슷한 형태로 협력이 가능하겠느냐

▶정 국회의장: 한국은 독일과 달리 양당제에 익숙해있다. 여러 국회제도나 협력관계도 양당체제에 기반한다. 지금 체제는 4개의 교섭단체와 5당 체제이므로 완전히 다른 상황이긴 하다. 우리 의원들이 독일 대연정 소연정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어떻게 잘 적용해 실패하지 않고 잘 대응할 것인가 고심을 많이 한다. 저희가 생각하기엔 협치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회 내 정당 간 대화를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의회와 정부와의 협치는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그래서 국회 제 정파가 독일의 연정 케이스를 많이 본 받으려 한다. ‘협치 국회’로서 성공하는 20대 국회로 평가 받을 것이다.

▶슈 총리: 독일에서도 야당 측은 ‘어젠다 2010’을 나중에 정권을 잡은 후에야 지지했다. 사실 어젠다를 추진하고 시도하려 했을 때 굉장한 반발이 있었다.

▶정 국회의장: 독일에서도 여당에 반대하는 야당은 비슷한 것 같은데 총리께서 추진한 어젠다를 수용한 야당도 대단한 용기이다. 그렇게 수용하지 않았다면 그 개혁은 중간에 좌절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정당들이 필요하면 국가를 위해 결단해야 하고, 과거에 자신이 주장한 어떤 주장과 다르더라도 그게 옳은 주장이라면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슈 총리: 개혁이 결정되고, 개혁 때문에 결국 저희 당이 선거 실패하자 야당은 ‘어젠다 2010’을 자신의 것을 삼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지속성이라는 가치에 기초해서 가능했다. 물론 과거의 정권들이 추진했던 것을 철회하고 안한 경우도 있다. 우리는 어젠다를 이론으로서 발전시키고 법으로 정착시키고 여러 정책들로 실현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법이 수용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모두 굉장한 복합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이런 개혁 프로세스에는 실수가 있을 수 있고,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정치가로서 실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해 나가야 한다.

▶정 국회의장: 1987년 이후 정권이 왔다 갔다 했던 것을 보면 영원한 여당, 영원한 야당이 없다. 야당이 야당이라 해서 항상 반대하고, 여당은 여당이라 해서 정부하고만 같은 기조를 취하면 안 된다. 국회는 국회로서 입법부 역할을 하면서 국민 민생 문제라든지 장기적인 차원의 국가적 과제, 다시 말해 국가 안보 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런 새로운 문화를 국회에서 만들어야 국민들로부터 국회가 신뢰받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슈뢰더 총리가 행했듯이 손해를 보면서도 옳은 정책은 끈질기게 밀고나가는 정치 지도자들의 뚝심이 필요하다.

박하연 기자  hayeon930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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