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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 에듀 기획] "학교가면 배울것도 없는데 가야하나요?"과목별 진도 모두 배워 매일 엎드려 자거나 영화보고 귀가하는 일 반복
실질적인 교육이 아닌, 형식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아이들을 추운 겨울에 방치하는 교육부
   
▲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김재봉 기자] “학교가기 싫어, 꼭 학교를 가야 해? 어차피 기말 끝나면 영화보거나 엎드려 자거나, 책 읽으라고 하거나 놀다가 오는데, 왜 학교를 12월 30일까지 가야 하냐고?”

초. 중. 고등학생들이 이맘때쯤이면 늘 늘어놓는 푸념이다.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들이 11월 셋째 주 정도 되면 과목별 진도를 모두 나가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상태가 된다.

1월초에 시작되는 겨울방학, 2월초에 개학했다가 일주일 정도 학교에 등교하지만 놀다가 오는 기간을 보내고 다시 3월 2일 새학년이 시작되는 날까지 봄방학을 맞이하는 학제가 문제다.

어쩌다가 이런 이상한 학제가 만들어졌을까? 근원에는 대입수학능력고사(이하 수능)가 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수능에 모든 수업의 초점을 맞추면서 이명박 정부는 ‘집중이수제’를 도입해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이수단위를 늘리고 예체능과목의 축소, 사회과목 및 기타과목의 압축수업으로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요인에는 과목별 이수단위 조정을 방치한 상태로 오랜 기간 시도교육청과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하지 않은 교육부에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수업이 편성됐던 한국교육시스템은 한국사회에 주5일제 돌풍이 불어오자 시범적으로 격주 토요휴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격주 토요휴업을 실시하면서 과목별 이수단위 수를 감축하는 조정을 하지 않았다. 학교는 격주 토요휴업일로 감소된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 중 특정요일에 6교시를 7교시로, 5교시를 6교시로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문제는 격주토요일 휴업 시범을 마치고 토요일 완전휴업을 실시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이때 이명박 정부의 집중이수제까지 실시되면서 학생들은 과도한 수업에 방치되게 된다. 국어, 영어, 수학에 자리를 내준 사회과목들은 1년 동안 배울 분량을 1학기 만에 배워야 하기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울 수밖에 없었고, 대부분 요약된 인쇄물로 속전속결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엄청난 분량의 시험범위에 짓눌려 신음했다.

토요일 전면휴업이 시작되었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과목별 이수단위 수를 조정하지 않았다. 교육부 담당자의 대답은 학부모들의 항의 때문에 수업일수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학교는 다시 7교시를 8교시로, 6교시는 7교시로 수업을 늘리고, 그래도 모자라는 이수단위를 채우기 위해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은 12월 말이나 1월초에 하는 것으로 후퇴시켰다.

교육부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초. 중. 고등학생들은 벌써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년 11월 중순이후부터 학교에 등교해도 배울 수업이 없어 엎드려 자거나 과목별 교사들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영화를 상영해 관람하거나 책 한 권씩 들고 와 책을 읽다가 시간표에 정해진 6교시 7교시 8교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무의미한 일을 우리의 아이들이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까?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책임을지고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현행 2학기제를 3학기제로 변형을 하면서 3월 입학제를 9월 입학제로 변경해야 한다. 수업일수와 시간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교육 시스템을 실질적인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공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는 수능제도를 폐지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공통교육으로 학생들이 각각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하고, 고등학교 2학년~3학년 동안 대학입시를 위한 전문교육과정으로 편성해 대학에서 전공하려는 학과와 연관된 전문과목 3~4과목만 배우도록 개선해야 한다.

대학입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들은 3~4개의 전문과목을 2년 동안 배우면서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에 의해 기록된 내신성적과 많은 독서와 에세이 또는 단편소설 쓰기와 같은 과목을 이수한 성적을 기본자료로 대학에서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대학입학의 문을 넓게 하되 졸업은 매우 까다롭게 해 공부하지 않으면 대학을 졸업할 수 없는 교육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실질적인 교육이 아닌, 형식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아이들을 추운 겨울에도 배울 과목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학교에 붙잡아 두고 있는 교육부의 탁상행정이 곧 개선되기를 바란다.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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