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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감성스토리] <생명>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고 더 소중한 생명도 없다
단 한번이라는 희소성은 생명을 가진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똑같다
김도형 작가

[더뉴스=김도형 작가] 고등학교 1학년인가? 아니면 중학생 시절 이었던가
가느다란 기억력이 아쉽기는 하지만 하여간 그맘때쯤이었다

생물 선생님의 지도 아래 우린 해부실습을 하기 시작했다
흰색 모르모트는 실험대위에서 팔자로 누워있었고
몇 명씩 한조를 이루어 칠판에 적힌 순서를 따라
마치 의사가 된듯한 묘한 기분을 느끼며 메쓰를 들었다

여기저기서 부주의한 솜씨로 건드리지 말라는 내장부위를 건드리기 시작했고 생물실은 곧 작은 생명의 마지막 비명같은 비린내로 가득 채워졌다

선생님께서는 각 실험대를 돌아다니며
여러가지 설명과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첨삭지도를 해주고 있었다

갑자기 선생님의 호통소리가 들린건 구석진 테이블의 
장난끼 많던 녀석들 앞에서였다
호통소리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찾아든 건 평소 조용한 성격의 선생님의 목소리가 몹시도 격앙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녀석들이 칠판 앞으로 나와 엎드려뻗쳐자세를 취했고 매를 잘 들지 않던 선생님이건만 이날은 물걸레자루가 풀스윙으로 허공을 갈랐다

모르모트의 네 발과 심지어 생식기까지 잘라내곤
발은 무슨 장난을 치려고 했는지 주머니에 넣어두기까지 했던 녀석들에게 선생님께서는 후끈한 매로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싶으셨을게다

"실습전에 말했지!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고 해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

선생님의 이 말이 그 증거였다

인명을 경시하는 사회이다
사람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긴다
뉴스에선 연일 어린 아기부터 청,장년을 가릴것없이
사망과 살인과 자살의 이야기들이 넘친다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고 더 소중한 생명도 없다
단 한번이라는 희소성은 생명을 가진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똑같다
이렇게 소중한 것이 생명이거늘 왜 이렇게 우리사회는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졌을까?

자살율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고 사고만 났다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은 안전이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안전과 산업적 안전 둘 다 발전과 현대화라는 미명하에 묵살되며 시간이 흘러가버린 결과가 지금의 우리사회의 모습인 것이다

불같이 화를 내며 몽둥이를 들었던 생물선생님처럼
다시금 생명의 가치와 존중하는 법을 가르칠 때이다
초등학생들 입에서도 친구가 장난을 치면 아주 쉽게
"죽여버린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저 관용어처럼 말했겠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가끔은 섬뜩해진다

우린 몇 년 전 가슴속에 피눈물과 함께 아이들을, 이웃들을 묻어야했다
작은 모르모트보다도 더 소중했던 그들을....

김도형 작가  thenews74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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