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 2. 돈 없어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을까요?

2009년 신종플루 감염되어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 외면하고 접수비만 요구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8.01.05 20:05
  • 수정 2018.12.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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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봉 정치부장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2009년 인플루엔자 범유행(스페인어: Pandemia de gripe A (H1N1) de 2009)은 2009년 3월부터 전파되기 시작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A형 H1N1 아종의 변종에 의해 발생했다. 최초 발병은 멕시코 베라크루스 주를 포함한 3개 주에서 발견됐으며, 몇 주 후 미국에서도 발견됐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대표적인 증상으로 급성 열성 호흡기 증상 즉 몸에 발열이 난다. 한국에서는 체온이 37.8도를 넘는 것과 다른 증상을 기준으로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플루 환자의 10-20%는 발열증상이 없거나 약한 발열증세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증상은 급성호흡기 증상(기침·목아픔·콧물·코막힘 중 하나)이며, 오심, 무력감, 식욕부진,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돈 없으면 고열이 나도 진료거부

유명인들부터 대한민국 전국이 신종플루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우리집 큰 아들도 신종플루에 걸렸다. 토요일 저녁부터 기침이 있고 체열이 37~38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외부에 있던 내게 아내의 긴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급한 대로 마스크를 한 채 택시를 타고 춘천에 있는 한림대학교병원에 가서 접수하고 진찰을 받으라고 했다.

20분 뒤 아내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한림대학교병원에서 신종플루검사를 받기위해 먼저 1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납부해야 진찰을 해주겠다고 했단다. 아내는 그 당시 5만원의 비용을 들고 병원을 찾았다. 인터넷뱅킹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있던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병원측에 양해를 구했지만, 춘천에 있는 한림대학교병원은 고열에 시달리던 아이를 앞에 놓고 고액의 접수비를 먼저 납부하라는 대답만 했다.

결국 아내는 고열에 시달리는 큰 아이를 데리고 동네 ‘ㄱ가정의학병원’을 찾아 독감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진단결과 신종플루 A형으로 판명됐지만 타미플루 처방은 받지 않았다. ‘ㄱ가정의학병원’은 해열제와 적절한 치료방법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들을 치료해 좋은 결과를 기록했다.

■돈만 밝히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30,000원과 3,000원, 이는 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과 동네 병원의 진료비 차이다. 똑같은 감기에 걸려도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은 접수비와 진찰료를 포함해 30,000원이 넘는 비용이 청구된다. 하지만 동네 병원은 접수비 항목이 없다. 접수와 동시에 진찰을 받고 처방전을 받아들면 기본 진료비는 3000원이 청구된다.

대학병원은 의과대학 교수들의 특진비를 필수항목으로 추가하고 있다. 교수들의 특진은 선택사항이지만, 대부분 대학병원에서는 교수가 아닌 의사들이 없을 정도다. 진료실마다 ‘교수’ 타이틀을 단 의사들이 진료를 보고, 진료비 청구서에는 ‘특진비’가 자동으로 청구되고 있다. 종합병원에서도 특진비 챙기기는 비슷하다.

촌각을 다루는 위급상황에 병원 앰블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도착해도 먼저 치료가 아닌, 접수를 이야기한다. 의료비대불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병원들은 창구에서 접수비 납부를 할 것을 안내한다.

실제 많은 경험자들은 응급상황에서 병원을 찾았지만, 응급의료서비스는 받지도 못하고, 응급실 담당자에 친절한 접수비 납부 안내를 먼저 받는 경우가 많다. 병원 담당자는 보호자 중 한 명에게 친절하게 창구에 가서 접수비 납부를 확인해달라고 안내한다.

응급상황에 실려 온 환자의 치료가 우선인지, 진료비 납부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인지 모르는 대한민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유물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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