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을의 반란’ 새 노조 설립

회장 생일 부서별 축하 동영상 제작, 사택(私宅) 관리 및 사택 내 각종 행사 직원 동원
회장 집무실외 VVIP 병실 전용 사용, 물리치료, 피부관리, 영양사 등 사적 유용

  • Editor. 노부호 기자
  • 입력 2018.07.22 11:10
  • 수정 2018.07.2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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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0일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총회에서 강수진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7월20일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총회에서 강수진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더뉴스=노부호 기자]대한한공, 아시아나 등 항공사 갑질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가운데 인천 가천대길병원에서도 의료계 갑질로 새노조가 설립되어 을의 반란에 함께 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0일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총회를 개최하였다고 밝혔다.

가천대길병원 직원들은 지난 4월 말부터 SNS를 통해 <길병원 직원모임>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자신이 겪은 갑질의 아픔을 나누고 해결방안을 모색했고 병원에 설립된 기업노조에도 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갑질은 회장 생일에 맞추어 부서별로 축하 동영상을 찍고, 사택(私宅) 관리와 사택 내 행사에 동원된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을 역량강화교육을 한다며 회장 기념관 견학까지 강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회장 집무실과 별도로 VVIP 병실을 전용 사용하며 물리치료, 피부관리, 영양사 등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과 기업노조는 갑질에 대한 해결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무응답으로 일관했으며, 기업노조는 7월 20일 대의원이 간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에 직원들은 병원의 무응답과 기업노조의 행태에 절망하고 분노했으며 민주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기업노조 위원장 간선이 진행된 7월 20일 가천대길병원 직원들은 천주교인천교구노동사목(인천시 부평구 소재)에 모여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총회를 진행하고 초대 지부장으로 강수진(간호부 만47세), 수석부지부장으로 안병훈(원무, 만36세), 사무장으로 정영민(시설 만 36세) 조합원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설립을 계기로 살펴본 가천대길병원의 갑질과 부패, 그리고 열악한 노동 현실은 최소한의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고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들은 출퇴근 관리 관행에 문제점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출근 시간은 기록하는데 퇴근 시간은 기록할 수 없는등 시간외근로를 입증되지 않게 하여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퇴근 시간 입력시스템의 문제만 아니라 사용자의 지휘 감독을 받는 간호부 교대 근무자를 1시간여 휴게 시간으로 부여했으며, 연차휴가 사용을 강제하고서 실제 사용하게 되면 온갖 눈치를 다 주고, 이 때문에 근무를 하면 연차 사용으로 둔갑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새노조는 길병원의 모성보호도 열악하다고 밝혔다. 육아기 단축 근로는 그림의 떡이며 교대 근무자의 경우 노동조합이 있는 병원의 경우 임신 12주 내 36주 이후 임신부 근로시간 단축을 인수인계를 감안하여 적치사용하고 있지만 길병원은 감히 바라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의 갑질과 열악한 노동조건, 부정부패는 십 수 년 전 민주노조가 각종 악질적 탄압으로 좌절된 이후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즉, 내부에서 갑질을 제어하고 노동조건 개선하여 투명경영을 이끌어갈 동력이 없었던 것이다. 새 노조의 출현은 바로 그 힘을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강수진 지부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가천대길병원은 온갖 직장 갑질에 공짜노동,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부패사건도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새롭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은 전체 직원의 뜻을 모아 갑질을 청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 부정부패가 없는 병원, 희망을 만드는 병원을 만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곧 가천대길병원에 설립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가천대길병원에서 직장 갑질 문화를 척결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존중을 통한 노사 상생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부당노동행위 일어나고 기업노조를 통한 노노 갈등을 부추긴다면 6만 조합원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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