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학원버스에 점령당한 도로는 아수라장

1~2개 차로에 당당하게 주차한 학원버스
학원버스 서는 곳이 주차장, 버스는 정류장을 빼앗겨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8.08.23 02:38
  • 수정 2018.08.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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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서울 목동, 대치동, 안양 평촌, 수원 정자지구, 수원 영통구 영통 등은 전국에서도 유명한 학원가다. 이외에도 유명학원이 밀집된 지역은 전국에 많이 있다.

도로 1~2개 차로를 막고 주차해 있는 학원버스들 <사진 김재봉 기자>
도로 1~2개 차로를 막고 주차해 있는 학원버스들 <사진 김재봉 기자>

■도로를 점령한 학원버스

학원수업이 시작하고 끝날 때면 이들 지역에는 대형 45인승 버스부터 25인승, 12인승 등 다양한 학원버스들이 도로를 점거하기 시작한다. 1개 차로를 점거하면서 학원 버스 탑승 담당자들의 인도에 따라 학생들이 끊임없이 타고 내린다.

대중교통의 운행이나 일반 차량들의 교통흐름에 방해되는 문제는 가볍게 여기고, 학원버스의 운행을 위해 고용된 직원들이 학원 유니폼을 입고 수업시간에 맞춰 학생들을 학원버스에 태우거나 내리게 한다.

학원버스를 운행하는 학원들은 대부분 학원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내 중심에 위치한 학원들은 도로 1개 차선 또는 2개 차선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대기하고 있거나 끊임없이 학생들을 탑승시키거나 하차시킨다.

취재를 나간 시간에는 그래도 평소보다 학원차량이 덜 모인 상태였지만, 학원버스들이 도로를 점거한 상황에서 일반차량과 버스, 택시들이 운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학원버스 사이에 갇힌 택시는 겨우 빠져나갔고, 버스정류장까지 점거한 학원버스로 인해 시내버스들은 도로 한 복판에 승객들을 승하차시키는 진풍경까지 발생했다.

학원과 학원 사이 좁은 이면도로에도 학원차량들이 점거하고 있어 일반 차량들은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피해 겨우 빠져나가곤 했다. 또한 미처 인도 근처에 주차를 하지 못한 학원버스들은 진입로가 있는 도로 끝에 주차해 학생들을 내려주기도 했다.

학원버스들은 복잡한 시내 중심가에서 당당하게 비상등을 켜고 다른 차량들의 교통흐름을 방해하며 학원영업을 위한 학생 수송에 여념이 없었다.

학원버스가 들어서고 있는 앞 도로에는 이미 다른 학원버스들이 가득했다. <사진 김재봉 기자>
학원버스가 들어서고 있는 앞 도로에는 이미 다른 학원버스들이 가득했다. <사진 김재봉 기자>
학원가로 진입하던 학원버스가 우측에서 나오는 차량들의 흐름도 방해하며 그대로 주차해 학생들을 내리고 있다. <사진 김재봉 기자>
학원가로 진입하던 학원버스가 우측에서 나오는 차량들의 흐름도 방해하며 그대로 주차해 학생들을 내리고 있다. <사진 김재봉 기자>

■주차장을 외면하고 무시했던 한국의 건축현실

OECD대부분 국가에서는 주택을 건설해도 당연히 주차장을 확보해야만 한다. 상업시설은 주차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사무실들은 자체 주차장이 없으면 근처 주차시설을 임대해 주차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일반 주택도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고 집을 먼저 짓기 시작했고, 상가와 학원들과 유치원들도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아도 허가를 내줬다. 문재인 정부와 지자체는 먼저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그리고 학원들이 학생 수에 비례하는 주차장을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학생 수와 그에 따른 학원버스 운행량에 따른 충분한 주차장을 완비하도록 하고, 일반 상업시설 내에 학원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 학원은 단독건물을 확보하고 반드시 학생 수와 학원버스 운행량에 따른 주차장을 확보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주차장에서 버스에 탑승하고, 학원버스들은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지 못하도록 해 주변을 운행하는 대중교통과 일반차량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말아야 한다.

학원이 밀집해 있는 수원 정자지구에는 버스정류장 마저 학원버스들이 점령해 버스가 도로 한 복판에 정차해 승객들을 태우거나 내려주고 있었다. <사진 김재봉 기자>
학원이 밀집해 있는 수원 정자지구에는 버스정류장 마저 학원버스들이 점령해 버스가 도로 한 복판에 정차해 승객들을 태우거나 내려주고 있었다. <사진 김재봉 기자>

■학원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어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원수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 핵심은 학원의 수업과 공교육의 수업이 최대한 관련이 없도록 만들거나, 학원에서 공교육의 내신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교과목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강화하면 된다.

즉, 초. 중. 고등학생들의 교과서 자유발행과 EBS교재 활용의 즉각적인 폐지, 수능시험의 폐지와 함께 대학입시제도를 고교 3년 동안 활동했던 평가와 각종 현장학습 및 프로젝트 수행 및 발표와 토론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로 대체하면 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 궁극적으로는 중.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을 담당하는 학원교육을 완전히 철폐시키면 된다.

한국사회에 학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이 활성화된 이유에는 검인정교과서를 통한 획일적인 교육내용과 방식에 기인한다. 학원에서는 영어를 제외한 모든 교과목을 공통으로 지도하고, 시험기간에는 영어교과서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현행 교육시스템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교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먼저 큰 틀의 가이드만 지정하고 모든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논의하여 교과서를 선정하는 교과서자유발행제를 전면 실시하거나, 수능시험을 즉각 폐지하거나, 교과부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고 각 지자체 교육청을 통해 매우 간략한 교육행정만 실시하면 된다.

특히 올해도 입시제도 공론화를 통해 현 중학교 3학년생들의 입시정책이 결정된 것처럼 다시는 그런 자칭 전문가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름만 공론화인 모임을 통해 입시정책이 결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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