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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원내교섭단체 구성보다 더 중요한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작업을 먼저해야
The News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을 사단(四端)이라 하고,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을 칠정(七情)이라고 했다.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지단(仁之端),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의지단(義之端), 사양지심(辭讓之心)은 예지단(禮之端),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지지단(智之端)이라고 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단(端)을 모아서 사단이라고 했다.

아마도 인간의 본성에 사단칠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들은 찾기 힘들 것이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사단칠정을 소유하고 있다.

박정희 군사독재시대를 거치면서 호남과 광주는 민주주의의 성지가 됐다.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정통야당(지금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성을 지닌 민주진영으로 인식됐다. 민주당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늘 “우리 정통보수 야당 민주당은”이란 표현을 자주 들어 왔다.

한국정치사에서 박정희의 공화당과 그 후신들은 영남을 정치기반으로 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당은 광주와 호남을 정치기반으로 가지고 있었다. 다만 3당 합당 이전까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부산에 민주진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광주와 호남의 김대중,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김영삼, 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김종필, 3김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부산은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동안 공화당의 후신들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을 선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영남 출신이었지만, 박근혜 탄핵 이전까지 영남에서 민주당이 지지를 확고히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사단칠정과 민주평화당의 사단칠정이 다르겠는가?

문제는 호남이다. 앞서 말했듯이 보편적인 인간에게는 사단칠정이 있다. 여기서 보편적인 인간이라 함은 광주와 호남을 향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을 의미한다. 즉 보편적인 인간에게는 사단칠정이 존재하기에 광주와 호남을 향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에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정치적 지향성과 정체성, 그리고 몸으로 나타나는 행동성을 가지고 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현재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광주와 호남의 사람들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차이성을 구분하지 않는다. ‘민주당(더불어민주당)과 민평당(민주평화당)이 다른게 무엇이 있어?’가 광주와 호남민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손해 볼 것이 없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민주평화당에게는 매우 불리한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은 민주평화당이 창당과 동시에 가졌던 문제점 “민주평화당은 민주당 2중대다. 민주평화당은 곧 민주당과 합칠 정당이다”란 정의와 직면한다.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보다 더 중요한 당의 정체성 확립

즉 정당지지율 상승과 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자들의 당선은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인정받아야 하는 선결과제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 없이는 민주평화당 정당지지율은 절대 올라 갈 수 없으며, 민주평화당의 후보가 되어 선거에서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인식하며 당선의 꿈을 갖고 민주평화당의 문을 쉽게 두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평화당은 정의당과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보다 더 시급한 일이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민주평화당이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해 얻은 이익은 미미했다. 오히려 6명 정원의 정의당이 얻은 효과는 매우 컸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를 통해 열린 열매는 대부분 정의당이 따먹었다.

■때로는 정의당 보다 더 밑으로 가야 한다는 당대표 말은 맞다!

지난 8.5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지도부는 선명한 야당, 남북평화체제의 성공적인 안착과 이를 통한 개성공단 조기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단절됐던 남북관계를 빠른 시간 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동시에 거품이 낀 아파트 가격의 정상화를 위해 분양원가공개 확대범위를 늘릴 것을 국토부와 정부에 요청했으며,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정책과 발 빠른 걸음을 보였다.

정동영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때로는 정의당 보다 더 밑으로 가야 한다”며 민생을 파고들어야 하고, 현장을 떠나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이는 민주평화당이 민주당의 2중대란 말을 없애기 위해 창당초기에 반드시 필요한 말이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두 명의 사람이 찾아와 아주 맛있는 동일한 과일을 내밀었지만, 한 사람은 모양이 볼품없는 한 개의 과일을 내밀었고, 다른 한 사람은 싱싱하고 먹기 좋은 많은 과일을 내밀었다면 당신은 누구의 손을 붙잡겠는가?

한 개의 과일을 내밀었어도 여러 개의 과일을 가져온 사람과 어느 정도 경쟁이 되는 과일을 그 손에 들고 왔어야 한다. 민주평화당이 해야 할 일이 광주와 호남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김재봉 선임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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