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풀앱, 비정규직 외주하청 노동자, 그리고 최저시급인상

안전사고 왜 계속 발생하나?
IMF를 핑계로 실시한 비정규직 언제 끝낼 것인가?
정부의 건강한 경제정책은 자영업자와 택시운전자들을 울게 하지 않는다!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8.12.17 12:50
  • 수정 2018.12.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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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봉 정치부장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다음 카카오에서 카풀앱을 출시한다고 택시사업자들과 종사자들이 거센 항의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어느 지자체를 가도 지나치게 많은 택시에 대해서는 지자체 또는 정부에서 고민을 했는지 먼저 묻고 싶다.

한때는 우버가 사회적 이슈를 만든적도 있다. 한국에서는 우버가 발을 붙이지 못했지만, 마찬가지로 우버가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다시 묻고 싶다.

영국에는 공식 택시인 그 유명한 블랙캡이 있다. 요금도 비싸지만, 내릴 때 공식 운행요금에 10% 서비스팁이 추가되어 계산된다. 비공식 택시로 운영되는 것이 미니캡이다.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승용차자 승합차를 이용해 미니캡에 등록하고 영업을 한다. 미니캡은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고 가격까지 결정하고 이용한다. 주로 공합픽업이나 간단한 이삿짐을 나를 때 이용한다.

■IMF를 핑계로 실시한 비정규직 언제 끝낼 것인가?

IMF사태를 맞이해 잘못한 대표적인 정책이 국민들 금모으기 운동이었고, 정확한 계산 없이 무조건 팔아치운 기업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BIS비율까지 조작해 론스타에 팔아치운 외환은행 사건이었다.

사실 IMF사태는 왜곡 성장된 한국의 기업문화를 제대로 정리할 절호의 기회였다. 소위 한 때 유행했던 경제민주화를 한국경제에 뿌리내리도록 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민주당 정부는 부실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매각하는 것과 비정규직의 대량생산 등으로 IMF조기졸업만 관심을 가졌고, 임기내 성과를 낸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한국경제 시스템을 전면 개혁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는 용어로만 존재했다.

지난 2017년 4월 13일 대통령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민안전을 약속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난 2017년 4월 13일 대통령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민안전을 약속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 더불어민주당>

■안전사고 왜 계속 발생하나?

규정을 떠나 상식적으로도 2인1조로 작업해야 하는 많은 업무에서 비용절감을 이유로 1인 작업으로 진행되고, 더욱이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제거하지 않은 노동현장은 억울한 비정규직 외주업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정부는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어느 정부도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맴돌기만 하는 근시안적인 관련법조차 시행되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사건이 되고 있다.

■다시 택시로 돌아와 보자

다음 카카오에서 카풀앱을 만든 것은 택시업계와 종사자들의 밥그릇을 뺏는 문제와 직결된다. 이는 마치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입과 동일한 문제다.

그러면 중소상공인들이 카풀앱을 출시해 서비스한다면 사태가 달라질까? 현재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경제시스템에서는 어떤 한 개인이 카풀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한국경제의 왜곡 프레임에 있다. 비정규직의 양산과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들의 비율, 그리고 너무 많은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문제다. 그렇다고 이들이 다른 분야에 취직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2017년 5월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을 가동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2017년 5월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을 가동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최저시급 인상으로 을과 을의 전쟁을 유발한 정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최저임금으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각했다. 문재인정부는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한다고 약속했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 또는 그 이상으로 올린다고 해도 재벌 대기업들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그들은 재벌 오너(owner)가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들은 수익이 크게 개선되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저시급이 인상되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한다. 즉, 최저시급 인상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모두 반발하고 있지만, 반발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천지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최저시급인상도 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말로만 떠들던 경제민주화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제시했어야 옳다. 이는 중장기적인 정책으로 점진적으로 자영업자 비율 축소와 택시 종사자들의 비율 축소, 그리고 건강한 일자리 제공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의 건강한 경제정책은 자영업자와 택시운전자들을 울게 하지 않는다!

우버가 한국에서 영업해도 택시운전자들이 길거리에 나서지 않아도 되고, 카풀앱이 나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심지어 영국처럼 미니캡이 영업을 해도 택시 운전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제도, 또한 최저시급을 올려도 자영업자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헤드랜턴 하나 없어져 휴대폰 불빛으로 노동을 하다가 억울한 희생을 당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려면 정부는 건강한 일자리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만 나열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경제민주화를 위한 올바른 중장기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형편없는 어용정부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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