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혜원 의원의 목포구도심 살리기, 공공성 결여가 가장 큰 문제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도심 살리기 프로젝트는 사실 큰 용기와 칭찬받아야 할 일
길을 걷다보니 신발 끈이 풀려서 묶으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그곳이 하필 참외밭이었다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9.01.23 15:27
  • 수정 2022.08.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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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어느 지역이나 신도심을 개발하면 구도심의 공동화(空洞化)현상이 발생한다.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단체장들은 늘 구도심의 공동화현상을 어떻게 해결하고 되살릴 것인가에 고민하고 있다.

교과서적인 구도심의 공동화현상 해결에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신도심에만 치중하지 말고 구도심까지 같이 도심활성화 정책을 개발해 모든 초점을 신도심에만 집중하지 말고 적절하게 구도심과 신도심의 균형을 잡아주면 된다.

하지만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와 한국의 부동산 투기심리는 구도심과 신도심의 균형을 이쁘게 봐주지 못한다. 신도심의 좋은 상권에 사람들의 투기열심을 증가하고, 관공서 및 공공건물이라도 하나 더 들어서면 그곳을 중심으로 구도심 보다 더 큰 상권이 형성되어 구도심의 공동화는 점점 더 심해진다.

대한민국 전체를 놓고 보면 서울·경기로 대표되는 수도권은 신도심으로 부산, 광주, 대구, 전주, 나주, 대전 등 전국의 주요 도심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000천만 대한민국 인구 중 절반에 가까운 2500만 인구가 서울·경기 수도권에 집중해 살고 있다.

역대정권들도 국토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아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정권의 출신에 따라 영남지방에 치중하거나 호남지방에 치중하는 현상만 반복됐다. 그리고 서울과 경기도는 이미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포기 못해 다양한 정책들로 여전히 서울과 경기도에 기업과 국민들이 매력을 느끼도록 정책을 펼쳐 지역에서 야심차게 펼치려던 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있었다.

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사진 더불어민주당>
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사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도심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목포 또한 구도심 공동화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엿보게 만든 사건이다. 사실 목포도 이미 고속열차와 고속도로 등 편리해진 교통망으로 수도권에 의해 빨대가 꽂혀진 구도심공동화의 지역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 빨라지고 편리해진 교통망으로 인해 대한민국 많은 도시들이 수익증대와 인구증가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쇼핑을 해도 수도권으로 아파서 병원을 가기 위해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KTX와 항공을 이용한 출퇴근을 하는 국민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도심 공동화 현상 중 특히 목포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도심 공동화와 근대문화거리 살리기에 손혜원 의원이 관심을 가지고 역사적 사명심에 개인적인 자산을 이용해서라도 목포 구도심을 살리기 원했다면 그것은 대단한 용기와 함께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방송 예능 프로그램 중 백종원 골목상권 살리기 프로그램은 한 개인이 방송을 이용해 골목상권을 일정부분 살려내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국감 때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백종원이 국감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종원은 한국의 정치 경제 부분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지 않았고 근본적인 정책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았는가를 보여주는 실례다. 사실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백종원이 했던 프로그램을 조금 더 큰 범위 안에서 기획을 하고 지자체에 맞는 내용으로 수정해 시행하면 된다. 하지만 옆 동네에서 무엇을 잘한다고 하면 무조건 베끼기만 하기 때문에 많은 지자체가 예산낭비만 하고 실패하는 요인이 됐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도심 살리기는 순수한 마음에서 발동했다고 가정하자. 가정이 아니라 인정하고 들어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혜원 의원은 방법론에서 조금 더 신중했어야 옳다. 박정희 정권 이후 대한민국에 누적된 잘못된 관습과 습관 중에 가장 큰 하나는 과정이야 어떻게 됐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논리다.

언론이나 지역민들의 반응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은 “그동안 썰렁하던 구도심에 사람들이 그나마 방문하고, 사람 사는 분위기가 난다”라며 좋아하는 것이다. 또한 23일 손혜원 의원이 목포 구도심 적산가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자 많은 취재진들이 오랜만에 목포 구도심에 몰리자 이를 오히려 환호하는 시민들도 있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국회의원들의 기득권형성, 재벌대기업들의 중소하청기업에 대한 갑질, 각종 부패와 부작용들은 박정희 정권의 빨리빨리 정책에 의한 과정을 중요시 하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사고에서 출발한다.

손혜원 의원이 국회 문광위 여당 간사로 목포의 구도심 활성화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다면 지자체(목포시와 전라남도)와 중앙정부가 중장기 계획을 세워 구도심 활성화를 진행하고, 이 계획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면 전국에서 동일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에 접목을 시킬 수 있도록 본인이 가지고 있던 권한으로 능력을 발휘했어야 옳다. 즉 공공성 결여가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길을 걷다보니 신발 끈이 풀려서 묶으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그곳이 하필 참외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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