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무지막지한 가지치기로 몸통만 앙상하게 남는 가로수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앙상한 가로수 만들기 대회를 열고 있어
앙상하게 잘려나간 가로수들 비정상적인 성장 나타나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9.03.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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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봄이 오면 겨울의 추위가 물러가고 푸른 새싹이 곧 돋아날 희망을 기다리게 한다. 특히 올해 3월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3.1절 100주년을 맞이했다.

겨울이 모든 생물들이 숨을 죽인 계절이라면, 봄은 늘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봄은 어느새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점령을 했고, 푸름을 제공하던 도로에 심겨진 가로수는 앙상한 뼈대만 남기고 무차별하게 가지가 잘려나가는 시간이다.

봄을 맞이해 전국의 가로수들이 앙상한 몸통만 남기고 무차별적인 가지치기를 당하고 있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매년 반복되는 일로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앙상한 가로수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 김관철 독자>
봄을 맞이해 전국의 가로수들이 앙상한 몸통만 남기고 무차별적인 가지치기를 당하고 있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매년 반복되는 일로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앙상한 가로수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 김관철 독자>

전국 지자체는 3월이 오고 봄이 오면 가로수 가지치기를 시작한다. 가로수 가지치기는 한 여름 풍성한 나뭇잎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로수 몸통만 남기고 앙상하게 잘라버리는 가지치기는 나무의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한다.

더욱이 한 여름 뜨거운 햇빛을 피할 공간도 마련해주지 못한다.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 한 낮의 기온이 40도를 넘어 숨 막히는 더위를 선사했지만, 앙상하게 잘려나간 가로수들은 시민들에게 쉴만한 그늘을 만들어 주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잘라버리는 가지치기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언급했지만, 지자체들은 전문가들의 권고와 문제 지적을 무시하고 매년 가로수 가지치기를 통해 앙상한 뼈대만 남는 가로수를 앞 다투어 자랑하고 있다.

도로 표지판이 안 보인다는 이유, 도로변 상점들의 간판이 안 보인다는 이유,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 전봇대와 전선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 각양각색의 이유로 가로수 가지들은 잘려나간다.

정부와 지자체는 단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건물과 가로수 사이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고, 가로수와 도로 표지판과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해 봄이 오면 무참히 잘려나가는 가로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자연과 도시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아무런 계획 없이 도로변 건물을 허가하고, 사람이 걸어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인도를 만들고, 가로수 바로 옆에 잘 안 보이는 도로 표지판을 만드는 형편없는 도시정비를 멈추어야 한다.

100년 앞은 내다보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20~30년은 내다보고 도시계획을 하고, 도심 재정비를 해야 한다.

도로변 가로수들은 언제까지 앙상한 몸통만 남기고 가지들이 잘려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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