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을 극우태극기부대로 착각한 나경원

더민주 강병원 원내대변인 "나 원내대표 연설은 태극기 부대에 바치는 헌정연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 "촛불민심으로 탄핵당한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기대조차도 없다"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9.03.12 13:04
  • 수정 2019.03.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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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12일 오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너지는 헌법 가치, 국민과 함께 지켜내겠습니다’란 제목으로 연설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는 극심한 미세먼지와 일거리가 없는 인력시장 문제, 청년 실업문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등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며 문재인정부가 흔한 유감표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비판한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위헌입니다”란 제목에서는 “성장 동력은 꺼졌고, 힘든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다”고 언급하며,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실패가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를 철저히 좌파정부, 사회주의 정부라고 단정한 나 원내대표는 “지난 20세기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부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두 눈으로 보고도 그 길을 쫓아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지난간 20세기 전유물로 포장했다.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예비타당성 면제로 전국에 낭비성 예산을 퍼부었다고 비판한 나 원내대표는 세금은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최대한 아껴 써야 하는 돈이라고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가 세금 퍼주기로 경제실정을 가리기에 급급하다고 언급했다.

■20세기 전유물인 미국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사상 그대로 드러낸 나 원내대표

이러한 나 원내대표의 친대기업성향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에서 얻는다. 일자리를 늘리고 싶으면 기업을 자유롭게 하고, 국민의 지갑을 두텁게 하려면 시장을 활성화하라”는 연설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에게, 기업에게, 그리고 우리 경제에 ‘자유’를 허락하십시오”란 대목에서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 호황을 누린 신자유주의 발상을 그대로 21세기에 옮겨놓았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고갈시점, 각종 연금 고갈시점과 40대 이하 청년 실업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먹튀 정권, 욜로 정권, 막장 정권이란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북한 비핵화문제에 대해서도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뿐입니다”라며 지난 2월 27~28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을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한 나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집권시절 친환경디젤이라며 디젤자동차 시장의 문을 활짝 연 것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미세먼지 30% 저감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지난 기간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라며 타인의 잘못만 지적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언급한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패스트트랙으로 강행처리하겠다며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언급하며,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전 세계 두 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이며 모두 의원내각제 국가“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수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제는 계파보스간의 밀실공천과 밥그릇 나눠먹기로 전락하기 일쑤라고 비판하며,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이를 지역구 숫자 조정에 사용하고, 지역구 의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원인과 결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도박일 뿐이라고 주장한 나 원내대표는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 강도높게 비판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태극기 부대에 바치는 헌정연설’로 국회를 극우 세력 망언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정치를 후퇴시킨 헌정사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인 자유한국당 대표연설”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촛불민심의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큰 것이지만, 촛불민심으로부터 탄핵당한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기대조차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연설을 했다. 있어서는 안 될 막말이 제1야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오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경제와 정치 등 전반적인 연설 내용도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내용 반대로만 하면 제대로 된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민중당 신창현 대변인은 "70년 분단에 기생하며 독재와 민생파탄으로 국정을 농단했던 적폐의 본산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가 독설을 뿜어대는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오늘 국회는 주말 태극기 집회장 그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정치권에 존재하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 평화와 통일, 민생과 정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 총선이 1년이나 남았다는 게 너무 멀게 느껴진다.적폐세력 절대 저절로 물러나지 않는다.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이 지지부진하면 어떻게 되는지 오늘 똑똑히 보았다. 적폐청산 사회개혁 더욱 고삐를 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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