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산별중앙교섭 결렬, 18일 중노위 조정 신청 접수

사측,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 대부분 요구안 수용 불가 의견 밝혀
제5차 대표단 교섭에도 진전 없어, 노측 교섭 결렬 선언

  • Editor. 김지현 기자
  • 입력 2023.07.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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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지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홍배, 이하 ‘금융노조’)은 17일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은행회관 14층에서 제5차 산별중앙교섭을 개최했으나, 사측이 중앙노사위원회 안건 대부분에 대해 수용 불가 및 임금 1.5% 이상 인상 불가를 주장하면서 끝내 결렬됐다고 밝혔다.

금융노사는 지난 4월 12일(수) 노사 교섭대표단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실무교섭 17차례, 임원급 교섭 2차례, 대표단 교섭 5차례, 대대표 교섭 1차례 등 총 25차례 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박홍배 위원장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산별교섭 조기 타결에 노사가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등 원만한 교섭 진행을 기대하였으나, 요구수준의 격차가 커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2023년 산별중앙교섭을 노사 자율로 타결할 수 있도록 상호 이해와 배려의 자세로 이번 교섭에서 접점을 찾길 바란다”며 교섭의 포문을 열었다.

금융노조는 중앙노사위원회 핵심안건인 ‘노사 공동 사회공헌활동 3개 사업(전태일의료센터 건립 기금 지원, 금융권 도급 콜센터 심리 상담 지원, 고령자 대상 영업점 시니어 서포터즈 채용·배치 사업)’의 수용을 재차 요구하며 은행이 고금리 상황에서 올린 이익을 금융노사 공동 사회공헌사업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금융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노사 공동의 사회공헌활동 재원 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거부해 협상 의지를 의심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를 비롯해 사측은 ▲본점·지점·영업점 이전 또는 폐쇄 시 대응방안 마련 ▲노동조합 이사회 참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확대 ▲사내근로복지기금 확대 ▲주 4.5일제 포함 영업·근무시간 다변화 등의 안건에 대해서도 변화된 태도를 보이지 않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가 의견일치에 이른 조항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조치로서 선언문 제정 및 포스터 부착, 한 건에 그쳤다.

금융노조 산별중앙교섭이 결렬됐다.
금융노조 산별중앙교섭이 결렬됐다.

이어진 임금교섭에서 사측은 수정 인상률 배경을 설명하며 “고생하는 직원을 위한다”고 언급해 일말의 기대를 하게 했으나, 임금인상률 ‘1.5%’를 제시해 사실상의 임금삭감을 요구했다.

노측 교섭위원들은 “사상 최대 수익을 경신하고 있는 은행 실적과 최저임금 인상률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임금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낮고, 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률에 대한 정부 및 전문가 제시안보다도 낮으며, 대기업 임금인상률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사측을 강하게 질타했다. 또 “올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고통 분담과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차원에서 사실상 임금 동결안을 내놓았으니, 사측도 이에 화답해 올해만큼은 최소 물가상승률 전망치만큼은 인상되어야 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명확한 근거 제시도 없이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 “이해 바란다”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교섭 지침도 어기고, 금융노조가 전통적으로 제시해 온 임금인상률 요구수준까지 깨며 교섭을 끌고 왔는데, 매우 실망스럽다”며 “김광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중노위 조정회의에 꼭 참석해 주기 바라고, 만약 중노위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단협이 없는 해임에도 금융노조 역사상 사회공헌을 요구하는 첫 파업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금융노조는 7월 18일(화) 제8차 (긴급)지부대표자회의를 열어 교섭 결렬 경과를 공유하고, 즉각적인 중노위 조정 접수 등을 통해 후속 교섭과 본격 투쟁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39개 지부 10만 금융노동자의 투쟁 의지를 모아 2023년 산별중앙교섭 투쟁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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