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장관 혼자 묵었다더니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 80여명 13일간 변산반도생태탐방원 공짜 숙박

국립공원공단 “7월31~8월12일 잼버리 조직위에 생태탐방원 생활관 후원”
김현숙 장관 신변위협 우려해 잼버리 영지 18km 떨어진 생태탐방원 숙소로 사용 해명

  • Editor. 김정미 취재팀장
  • 입력 2023.08.25 21:14
  • 수정 2023.08.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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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정미 취재팀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혼자 묵은 것으로 알려진 국립공원공단 변산반도생태탐방원에 실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들이 대거 공짜로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여성가족부는 김현숙 장관이 신변위협을 우려해 잼버리 영지와 18km 떨어진 변산반도생태탐방원에 머물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장관이 묵은 2인실이 3만원가량으로 비용이 저렴해 생태탐방원을 숙소로 정했다는 해명과 달리, 국립공원공단은 잼버리 조직위로부터 어떠한 비용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국립공원공단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단은 변산반도생태탐방원 31개 생활관 중 25개소를 7월31일부터 8월12일까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에 빌려줬다. 3인실 5개소와 8인실 1개소를 제외한 나머지 2인실, 3인실, 4인실, 6인실, 8인실 25개를 조직위 관계자들이 사용한 것이다. 이 중 김현숙 장관이 사용한 생활관은 2인실이다.

지난 8월 4일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새만금 잼버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여성가족부-
지난 8월 4일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새만금 잼버리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여성가족부-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은 31개 생활관은 하루에 110명이 머물 수 있다. 조직위가 25개소를 사용했다면 대략 80~90명 가량의 조직위 인원이 생태탐방원에서 숙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은 이 기간 일반인들의 인터넷 예약 전체를 막아놓았다.

공단은 생활관 25개소만 후원했을 뿐, 방 배정도 조직위가 했고 명단도 주지 않았기에 구체적인 숙박 인원은 물론 김현숙 장관의 숙박 여부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생활관도 조직위에 무료 제공했다. 일반인들의 경우 예약시 2인실 3만원, 3인실 4만5천원, 4인실 6만원, 6인실 9만원, 8인실 12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들이 생활관을 공짜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김현숙 장관의 생태탐방원 숙박 논란 후 “3만원가량으로 비용이 저렴해 생태탐방원을 숙소로 정했다”는 여가부 해명과 정면 배치된다.

공단은 이 같은 편의제공이 모두 새만금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른 업무협약에 근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조직위와 국립공원공단이 맺은 MOU상에는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공원시설을 제공하여 세계잼버리 행사의 원활한 진행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생태탐방원은 규정상 국립공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환경교육 등을 위한 강당 및 강의실 예약시에만 객실 대관이 가능하다. 김현숙 장관을 비롯한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들의 편의를 위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공원시설을 공짜 대여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공단은 조직위측과 어떠한 공문서도 주고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주 의원은 “여가부의 해명 하나하나가 거짓이었음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장관 혼자 사용했다는 거짓말도 모자라 공무원 등 조직위 관계자들이 대거 생태탐방원을 공짜로 이용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국립공원 시설을 조직위에 통째로 대여해주면서 그 어떤 공문서 한 장도 주고 받지 않았다는 점은 이 행사가 과연 국가행사인지 의심하게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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