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한동훈 이철규에게 “그만 둔다고요? 내가 관둘게요”

친윤계 “이 의원의 반발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동훈.이철규 비례 순번 논의 과정 중 고성 오가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4.03.20 16:11
  • 수정 2024.03.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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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원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우스운 얘기”라며 “시스템에 따라 공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워원장(좌)과 이철규 의원(우)
한동훈 워원장(좌)과 이철규 의원(우)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했다. 또한 한 위원장과 이 의원은 전날 비례 순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은 비례대표 후보 공천자 명단에 현역 비례 김예지 의원,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 2명의 비대위원이 들어가 있고, 호남과 당직자 출신은 뒷순번으로 밀렸다는 얘기가 돌면서다. 소식을 들은 이 의원은 발표 전날인 17일 밤부터 18일 오후까지 한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한 위원장은 받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한 위원장이 내 전화도 안 받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독단적으로 사무처 직원들은 다 빼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나는 같이 못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해졌다.

이런 얘기를 전해들은 한 위원장이 18일 오후 명단 발표 직전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원에게 “그만 둔다고요? 내가 관둘게요”라고 했고,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이 왜 그만두시냐. 사무처 직원을 비례대표 후보 앞 순번에 왜 한명도 안 넣으셨나. 호남 배려도 안 하고 그게 문제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반응하시냐”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 의원을 포함한 친윤계는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앞장서서 도운 호남 인사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또 다른 친윤계 핵심 의원은 한겨레에 “정말 생뚱맞은 사람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는데, 그게 아니라 호남 인사들을 배려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비례대표 후보 순번 20위 안에 5명(25%)을 ‘직전 총선 정당득표율 15% 미만 시·도’ 출신자로 우선추천하도록 돼 있다.

한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친윤이 죄인이냐”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의 ‘독단’을 지적하면서 탈당 뒤 무소속 출마 뜻까지 시사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당 안팎에서는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 도태우(대구 중·남)·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등 지역구 공천 때부터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 의원의 반발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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