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육혁신을 꿈꾸며 3 -공교육이 살아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수업이 필요하다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5.10.24 19:59
  • 수정 2022.08.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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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교육칼럼] 집중이수제의 폐해와 객관식 위주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천편일률적인 사고와 행동을 강요하는 한국의 수업방식, 다양성의 실종이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과목별 교재는 사실상 한 개의 책으로 정해진다. 한국 학생들은 대학에 가야 교재가 한 권이 아닌 여러 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능을 통해 대학을 입학하면서 고등학생들에게 교재가 주요과목에는 한 두 개 이상 새로 선택이 아닌, 강요가 되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은 교과서 대신이 각종 참고서를 선정해 진도를 나가고, 어떤 학교에서는 교과서 대금을 모두 지불했지만 교과서로는 수업을 한 번도 하지 않는 학교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학생 한 명을 국어박사, 수학박사, 영어박사 만들려는 한국교육   

국어시간이 되면 국어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들을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한 국어과목 족집게 강사를 만들려고 작정한다. 수학시간이 되면 모든 학생들의 특성은 외면당한 채 수학박사를 만들려고 하고, 영어시간에는 모든 학생들을 영문법 박사 또는 유능한 동시통역사로 만들려고 작정을 하고 가르친다.

학생들 중에는 국어를 좋아하지만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이 있고, 수학을 잘하지만 언어나 사회과목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학생들이 있는데 말이다. 또 어떤 학생들은 사회는 좋아하지만 수학은 싫어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학생 개개인의 특성은 무시된다. 사회선생님은 모든 학생들을 역사전공자 또는 지리전공자로 만들려고 하고, 심지어 기술. 가정시간에는 모든 학생들을 기술. 가정에 도통한 학생들로 만들려고 한다.

수능은 학교현장에 들어온 상업적인 마인드

수능으로 바뀌면서 시험에서 제외된 음악과 미술, 내신에서도 기준점수를 0점으로 정해놓은 학교가 많아 음악과 미술은 이래저래 찬밥이다. 더욱이 체력장 20점이 주어졌을 때는 그나마 체육을 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체육시간에도 국어, 영어, 수학 공부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우유빛깔 백색 피부로 만들어주고 있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교과부에서 먼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개성이 모두 다른 학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에서 전공하고 싶은 공부도 모두 다르다. 대학에서 전공할 과목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과목으로 무조건 고등학교 3년을 졸업할 때까지 배워야 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정말 문제가 많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영국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 식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공통과목으로 수업을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학진학반과 직업선택반으로 반이 나뉘고, 대학진학반은 흔히 A-Level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전공에 따라 보통 4개의 과목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그리고 2년 동안 배운 과목의 내신이 대학입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년동안 A-Level에서 배우는 과목은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하려는 과목과 연관된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무조건 ‘국어, 영어, 수학, 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모두 1,2로 구분됨), 사회(국사, 근현대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법과윤리,..등 매우 많다), 기.가’ 등을 배우지 않는 다는 것이다.

직업선택반은 주로 폴리테크닉으로 진학을 하게 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에 대해 실습과 더불어 매우 강도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게 되는데,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해도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실질적인 업무분야를 배우게 된다.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넉넉한 여름방학   

이러한 수업을 위해서는 소규모 반이 운영되어야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책 읽기와 에세이 쓰기, 발표와 토론이 활발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학교 수업에서 에세이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마도 외국 영활들을 통해 가끔 학생들이 에세이를 쓰거나 소설을 쓰고, 방학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추진해 개학 후 학교에서 발표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럽의 대부분 나라가 여름방학을 6월 초쯤에 시작해 9월 말에 개학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개학은 바로 시험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여름방학 때 주로 받는 것은 양이 많은 도서목록이다. 도서목록에 나와 있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잘 읽어야 한다. 그 책들을 토대로 시험을 보기 때문이다. 특히 3학기제로 된 유럽의 수업은 중간 중간 1~2주 짧은 방학이 있는데, 이를 흔히 리딩 텀(Reading term)이라 한다. 책을 읽는 기간이란 뜻이다. 시험을 대비한 책 읽기 방학인 것이다.

시험뿐만 아니라 정해진 날짜에 제출해야 하는 에세이는 보통 10권에서 15권 이상의 책을 참조해서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어떤 한 책만 보고 벼락치기로 에세이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것을 싫어하고, 결국 담당교사나 대학에서는 담당 교수한테 지적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오랜 훈련이 학생들을 다양성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유럽의 교육제도이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교육, 이것이 한국과 유럽의 교육방식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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