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관점으로 희생양 만든 목암중학교 사건해결?

너무나 억울한 마음에 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중학교 2학년 여학생

  • Editor. 김재봉 기자
  • 입력 2016.06.16 18:46
  • 수정 2016.06.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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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목암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박 모양이 뛰어내린 아파트
고양시 목암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박 모양이 뛰어내린 아파트

[더뉴스=사회] 우스갯소리로 “북한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한국에 중2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 말은 중2가 감쳐진 비밀병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한국사회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에 희생당하는 학생들의 처지를 표현한 것이다.

학생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녀학생들 모두 이 시기에 모든 사안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전국적으로 학교폭력, 왕따 사건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최근 조금 잠잠한 상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아래 가라앉아 있을 뿐, 여전히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극과 극을 오가는 민감한 감수성은 존재한다.

어른들은 몰라요! 성인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우리 사회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들은 이미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고정 틀에 아이들을 밀어 넣으려 하거나, 어떤 사건이 발생 했을 때 그 틀을 가지고 강제로 끼워 맞추기 사건해결을 시도 해서는 안 된다.

충분한 이해 없는 문제 해결방식은 학교와 교육관련 기관, 심지어 학부모에게까지 큰 피해를 주지 않을지 모르지만 피해 학생 또는 가해 학생들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은 모르는 비밀을 공유하기도 하고, 그 비밀이 끝까지 지켜지기를 바라기도 한다. 어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닌 아이의 일기장을 살펴보는 행위가 아이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와 자신의 부모에게 폭발적인 감정을 쏟아내기도 한다.

고양시 목암중학교, 진실보다 외면 받던 아이 범인으로 몰기?

얼마 전 고양시 목암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떨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다행히 나뭇가지와 약간 푹신한 흙 덕택에 목숨은 건졌지만 사건의 전말을 들어보면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않고 학교와 어른들의 관점에서 미리 단정 짓고 사건 해결을 위한 희생양을 찾듯이 피해학생을 몰아간 흔적이 나타난다.

학교폭력이 전국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던 3~4년 전 교과부는 엄격한 문책을 지시했고, 시도교육청은 학교폭력 3진 아웃제 등을 운영했다. 예전 같으면 교무실에서 간단히 훈계하고 끝날 일도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경찰서와 같은 진술서를 쓰도록 하고, 학부모들은 무조건 학교에 불려가 사건의 전모를 듣고 심한 경우 가해 학생들은 사법적인 처벌을 받기까지 했다.

고양시 목암중학교에서 발생한 이 번 사건의 첫 번째 문제는 가해학생, 피해학생을 따지기 전에 사건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교사의 잘못과 정식적인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음에도 특정 학생 한 명만 불러내 2시간에 걸친 조사를 펼치며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듣기에는 감당치 못할 비난과 인격적 모독을 서슴없이 했다는 것이다.

전화통화를 통해 밝혀진 담당교사와 학교장의 판단은 매우 비상식적이었다. 피해학생을 염려하는 것보다 학교에 어떤 피해가 돌아갈까 걱정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숨을 스스로 끊으려 했던 중학교 2학년 학생에 대한 걱정은 찾을 수 없었다. 설령 피해학생이 말썽을 많이 피우는 학생이라 할지라도 목숨이 위중한 가운데 있는 재학생에게 너무나 야박하게 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병상에 누워 있는 학생에게 위로의 말을 먼저 전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피해학생 박 모양이 입원중인 병원 중환자실 모니터
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피해학생 박 모양이 입원중인 병원 중환자실 모니터

억울한 마음에 딸이 당한 피해를 SNS에 올렸더니,...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려는 기미가 없자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SNS에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몇 몇 언론사가 취재를 시작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자 학교장은 피해학생 학부모에게도 거침없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피해학생 부모는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했다고 했다. 학부모의 증언에 따르면 담임은 “서울에 있어서 지금 못 간다. 교장선생님에게 가라고 하겠다.”라고 했단다.

서울에 있던, 부산에 있던 자신이 담임하던 학생이 사고를 당했으면 시간이 걸려도 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화가 난 학부모가 “선생님께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니 오세요!”라고 하니 늦게 병원에 나타났다고 한다.

수학노트 없어진 것을 무조건 피해학생이 범인이라고 몰아세운 학교

그런데 이 사건이 발생한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취재팀이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보니 너무 사소한 문제였다.

피해학생은 어느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었다. 친구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는 아이를 교사들도 외면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교사들도 알고 있었는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증언하고 있다.

아이의 자살 시도 후 이 사실을 담담히 이야기하던 가족은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학교가 우리 아이가 친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을 알면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지만, 선생님들까지 우리 아이를 외면할 수 있었느냐?”고 하소연 했다.

이렇게 학교 전체가 외면하던 피해학생, 친구의 수학노트가 없어졌는데 친구들과 교사는 수학노트를 가져간 범임을 피해학생으로 그냥 몰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일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우기면서 힘센 사람들이 자신을 몰아붙일 때이다.

억울함을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던 피해학생은 절차도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경찰서에서 범죄인 신문 당하듯 진술서를 쓰고 교사에게 불려나가 심한 모욕적인 말을 듣게 된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아빠의 월급날 외식하려던 날에,...

아빠의 월급날, 온 가족이 외식을 하려고 한 날, 아빠가 다정하게 딸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엄마는 딸의 방에 설치된 방충망이 떨어져 나간 것을 발견하고, 창문 아래 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학교는 어떤 방법을 동원했는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피해학생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었다. 왠지 감시받는 듯 한 느낌에 병원을 옮기려고 물어본 즉시 학교에서는 “병원을 옮길 것인가?”라는 전화를 해왔다고 전했다.

-학교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취재와 담당경찰서의 사건 조사 진행을 추가로 취재해 후속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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