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로 다 옮겨진 국립춘천박물관의 유물, 무슨 일이?

개편을 위한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시실의 긴 휴식(2017.2.6~10.30)

  • Editor.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강삼혜
  • 입력 2017.02.26 18:14
  • 수정 2017.03.27 2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춘천박물관 전경 <사진 김재봉 기자>
국립춘천박물관 전경 <사진 김재봉 기자>

[더뉴스=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 상설전시실은 개편 공사를 앞두고 2월 6일부터 10월 30일까지 긴 휴실에 들어갔다.

새 단장을 하고 맞이하게 될 재개관일은 10월 31일로 예정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숲속배움터와 어린이사랑방 운영, 박물관대학 등 강당 교육 프로그램, 특별전 <학수고대, 새로운 전시를 기다림> (3.28~10.1)은 지속될 예정이므로 휴관이라는 말 대신 휴실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휴실 첫날 춘천박물관 직원은 그동안 전시된 모든 전시품들, 1,008건 1,723점을 수장고로 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량급 대형 전시품 몇 점을 제외하고 그 많은 전시품들을 수장고로 격납하는 데는 단 3일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단시일 내에 작업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준비 작업이 그 만큼 길고 철저했기 때문이다.

준비 작업의 시작은 언제나 회의다. 관련 학예사는 물론이고, 전시장을 지키던 고객지원팀원, 소장품 등록 연구원과 행정 인력 등 모든 관련자들이 한 달 전부터 모여서 전시품 격납 일정과 방법을 논의하고, 그에 따라 전시품 포장 및 이동, 격납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시연하는 도상연습도 하였다.

또한 전시품을 한꺼번에 보관할 수장고 격납장도 부족하여서 기존의 목재장 대신 모빌랙으로 교체하여 수장율을 30% 향상하고, 앞으로 늘어날 국가귀속문화재 수량에도 대비하였다.

전시되어 있던 유물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전시되어 있던 유물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로 이동 준비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로 이동 준비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전시실에서 비워진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전시실에서 비워진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전시실의 전시품은 어디로 옮겨지는가?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다음과 같은 진행순서로 소장품 격납하였다. 우선 세 팀으로 나누고 각 팀당 다섯 명씩 구성원이 짜여졌다. 각 조의 조장은 분임유물관으로 지정된 학예연구관과 학예연구사가 맡았으며, 그들의 일관된 지시에 따라 전시품 포장이 시작되었다.

격납 업무는 어느 때보다도 일사분란하고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고객지원팀의 엄호 아래 우선 전시품 대장과 전시품이 맞는지 하나하나 확인한 후 수장고로 내려가기 위한 가포장을 시행했다. 가포장은 수장고로 이동하기까지 흔들리는 않도록 솜포 등으로 충전하는 포장법을 말하며, 차량 등으로 오랜 시간 운반할 때의 포장법보다는 경량 포장법이다.

진열장 별로 격납 상자에 전시품을 담고 상자마다에는 수량과 전시품 성격을 적은 라벨을 붙이고. 안전한 밀차에 얹어 수장고로 운반되었다. 소장품을 운반할 때는 나무 밀차를 사용하는데, 진동이 적고, 3단으로 만들어져 다수의 소장품을 이동하기 용이하게 고안되었다. 밀차에 소장품을 수장고로 옮길 때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역시 소장품의 안전을 위해 유압식으로 만들어져 덜컹거림이 없고 천천히 운행되도록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격납품들은 새로운 전시실에 다시 전시될 예정이므로 한 공간에 모아두기로 하였다.

수장고로 옮겨진 소장품 상자는 다시 한 번 개별 수량과 소장품 번호를 확인한 후 포장을 해체하고, 적재된 수장고 위치를 각 장과 단 별로 수기로 기록하였다. 이렇게 수기로 남긴 자료는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에 소장품 번호별로 이동 격납처 위치를 DB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전시될 때까지 8개월 여 동안 수장고에서 긴 휴식을 갖게 된다.

유물들을 대조하며 점검 중인 박물관 직원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유물들을 대조하며 점검 중인 박물관 직원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 보관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 보관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유물들 <사진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시 개편 방향 : 통사로 살펴볼 강원의 삶과 문화

마침내 텅 비워진 상설전시실은 9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새 전시실로 태어날 것이다. 선사고대실, 중근세실로 나눈 전시실은 생활사 중심으로 강원 문화의 특징을 부각할 수 있도록 군집전시, 10대 소장품, 주요 유적에 관한 영상 등을 준비하여 각 시대별로 켜켜이 감춰진 강원의 삶과 문화의 숨결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재개관을 기다리는 휴실 기간 동안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전 <학수고대, 새로운 전시를 기다림> (3.28~10.1)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15년간 춘천박물관에서 이룩한 발굴과 연구, 새로운 소장품과 특별전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회고전 성격의 전시로, 한 점 한 점 춘천박물관 직원들의 땀과 정성이 어린 소장품들의 뒷얘기들을 들려줄 재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관람객 여러분들의 발걸음 소리가 커질수록 새로운 상설전시실 콘텐츠도 알차게 영글어 갈 것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THE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4 THE NEW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