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내가 군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예천에서 돌을 지내고 올라와서다. 군포읍사무소(지금 군포1동사무소)와 군포역을 중심으로 조그마한 읍내가 형성되어 있었다.
다른 시골 마을도 비슷했겠지만, 군포읍을 중심으로 초등학교는 군포초등학교 하나 밖에 없었다. 각 학년에 12반씩 오전반 오후반에 운영됐다. 즉 한 학년에 24개 반이 있었던 아주 큰 초등학교였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양평에서 보내고, 다시 서울에서, 그리고 영국 유학길을 떠나 5년만에 여름방학 때 잠시 들어와 정착한 곳이 수원이다.
우리 부부는 낭만이란 코드가 잘 맞았다. 여름방학 때 한국에 들어왔지만, IMF 때문에 환율이 좋지 않아 영국으로 다시 나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정쩡하게 한국에 눌러 앉았다.
그 낭만 때문에 수원생활 10년 만에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연고도 없는 춘천으로 이사를 갔다. 신북교회 하나만 바라보고 말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돌고 돌아 다시 군포에 왔다. 내가 어린 시절 살던 군포는 군포읍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고, 지금의 금정역이나 산본역, 산본중심상가, 수리고 근처 등에는 산과 들밖에 없어서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나?”라고 할 정도였다.
산본중심상가 분수대에서 오후 2시 30분 금정역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부터 앞으로 2~3회 정도 더 가족들끼리 둘레길 코스를 만들며 걸을 예정이다.
오늘은 ‘산본중심상가 → 금정역 → 지샘병원 → 군포역 → 군포초등학교 → 군포교회 → 당동공영주차장 → 산본역’으로 이어지는 약 12km 거리다. 출발할 때는 햇볕이 좀 따가웠지만, 3시 30분 넘으면서 구름도 적당하고 바람도 불고 걷기에 아주 쾌적한 날씨를 보였다.
산본중심상가 주변에는 ‘도로 – 가로수 - 자전거길 – 인도 – 상가’ 순으로 조성되어 있었는데, 이마트 산본점을 지나 금정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도로 – 가로수 – 인도 – 자전거길 – 상가’ 순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없는 환경이다. 상가문이 열려 있는 곳도 있었고, 갑자기 상가문이 밖으로 열리는 곳이 있었다. 또한 상가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가 뒤엉키기도 했다.
예전에 독일 뮌스터를 방문했을 때 자전거길은 도로와 마찬가지로 일관되게 조성되어 자전거 이용자들이 아주 편리하게 도시를 이동할 수 있었다. 독일은 ‘도로 – 촘촘한 무릎높이 가로수 – 자전거길 – 큰 가로수 – 인도 – 상가’ 순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자전거길 조성은 유럽 대부분 나라가 비슷했다.
한국의 자전거길은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조성은 했지만, 통일된 규격이 정해지지 않아 도로를 기준으로 자전거길을 배치하는 순서도 제각각이며, 특히 자전거길은 자동차 주차 또는 물건 적재로 자전거를 이용한 도심 내 이동이 매우 불편하다.
자전거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자동차나 물건이 없다 해도 블록이 끝날 때마다 높낮이가 다른 자전거길, 끊어지는 자전거길로 인해 자전거 이용자가 편리하게 자전거로 모든 시내를 이동한다는 것은 일정한 위험요소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포시 자전거길은 이 외에도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없고, 타 도시에 비해 쓰레기 분리수거를 매일 하지 않아 중심번화가나 금정역 주변에서도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들로 기분 좋게 자전거를 가지고 나왔던 시민들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
군포시 안에서만이라도 자전거길이 통일된 규격화로 조성되어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인도를 보행하는 사람들과 접촉사고 우려가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