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많은 희생자 만든 춘천시 수초섬 꼭 필요했을까?

지난 6월부터 14억 5,000여 만원들여 의암호에 2,700여㎡ 인공 수초섬 조성
실종자유가족 '기간제근로자분들의 희생을 세상이 꼭 기억해 주길 바래'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0.09.16 17:28
  • 수정 2020.09.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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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춘천시(시장 이재수) ‘의암호 사고’ 마지막 실종자 가족이 어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40여 일간 계속된 수색에 감사를 표하면서 더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해 수색을 중단해도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감시선 전복 장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춘천시>
감시선 전복 장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춘천시>

의암호 사고 후 마지막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이어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수색을 중단하게 됐다.

춘천시는 지난 6월부터 14억 5,000여 만원을 들여 의암호에 2,700여㎡ 규모의 인공 수초섬을 조성 중이었다. 인공 수초섬은 완공 후 KT&G 상상마당 인근 의암호로 옮길 예정이었다. 춘천시는 의암호 인공수초섬이 수질개선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춘천시 의암호 하트모양 수초섬, 이재수 시장 당선 후 춘천시 상징에 하트모양이 들어갔다.
춘천시 의암호 하트모양 수초섬, 이재수 시장 당선 후 춘천시 상징에 하트모양이 들어갔다.

의암호 수초섬 사고 상황이 담긴 CCTV 녹화물에는 사고 직전은 선박들이 의암스카이워크 부근에서 수초섬 고박작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CCTV에 나타난 사고의 순간은 민간업체 고무보트가 의암댐 위험 구역으로 들어가자 경찰정이 보호하려 접근하다가 수상 통제선에 맞아 전복됐다. 기간제근로자가 탄 환경선도 철수 중 이 상황을 보고 뱃머리를 돌려 구조하러 가다가 역시 수상 통제선에 걸려 전복되는 모습이었다.

한편, 마지막 실종자 가족은 기간제근로자분들의 의연했던 마지막 모습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고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그대로 철수해 생존했어도 아무도 손가락질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동료의 위험 앞에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배를 돌려 물살 속으로 돌진했던 다섯 분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세상이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종자 수색은 중단됐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첫째. 춘천시는 불필요한 수초섬을 왜 만들었는지? 둘째. 긴 장마로 위험한 상태에서 수초섬 고박을 누가 지시했는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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