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陽明月] 시간 속의 향기

서럽고도 아름다운 사월의 편지

  • Editor. 양삼운 논설위원
  • 입력 2017.04.03 10:37
  • 수정 2017.04.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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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삼운 논설위원
양삼운 논설위원

[더뉴스=양삼운 논설위원] 사월은 서러운 풀빛이 짙어가는 녹음을 향한 계절이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봄날의 흥얼거림이 귓가에 선연한데도 늘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이다.

하루하루 새날이 오면 우리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꿈을 꾸고 높다란 하늘을 우르러 본다. 나물먹고 물마시던 시절을 지나온 우리에게 어느새 질시와 가슴앓이가 상념이 되어버린지 오래인 듯 하여 늘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우리에게 내일이 있을까...

젊은 날에는 세상을 바꾸려 앞장서기도 하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 어느덧 뒷자락으로 물러앉은지 오래가 아니던가... 뒤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처연한 기억들이 날로 새로워지지만,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운 이들이여! 오늘은 잊을 수 없는 그날이라 가슴이 울부짖지만 그러나 어이하리오... 한라봉 깊은 곳에서, 광활한 남태평양 그 심연에서 고이 잠드시라...

4월이 오면 언제나 메말랐던 대지에 새날의 씨앗을 심으려던 날들의 약속들은 잊혀져 가지만, 남녘 하늘에서 보내오던 따스한 햇살은 오늘도 무심히도 푸르르구려...

4월의 그대들이여, 오늘 이 자리에 모여든 우리는 선열들의 땀과 얼을 되살려 올바른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며, 고귀한 희생을 얼래삼아 희망의 초연을 날릴 것이라 다짐해야 할 것이다.

조상의 빛난 얼이 오늘의 우리를 이끌어 주듯이, 공정하고 화평한 겨레의 앞날을 열어 가기 위해 온 마음을 모아 추념사를 올리노니, 모든 상념들일랑 수평선 너머에 묻어두시고 부디 평안히 잠드시라...

식목일 즈음에는 때늦었지만 서로의 마음 속에 사랑나무 한 그루씩이라도 심으시고, 한식에는 비록 따스한 밥일 지라도 함께 나누는 좋은 날을 만드시기를 기원드린다. 수많은 허송세월을 접으시고, 허언과 허업을 덮으시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함께 어깨걸고 살아가는 반가운 세상의 주인공으로 변환하시기를 염원드린다.

사월은 그대를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곧 5월이 다가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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