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회 K-POP 스타 콘서트로 전통시장 살아나나?

문재인정부 2019년 예산에 전통시장 살리기 황당한 정책 있어
전통시장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은 없고, 보여주기 'Show'만 있어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8.08.28 20:40
  • 수정 2018.08.2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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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문재인정부가 2019년도 예산을 2018년 올해 대비 9.7% 증가한 470조5000억 원으로 발표하며,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등 경제 확력 제고 ▲소득분배 개선 및 사회안전망 확충 ▲국민의 삶의 질 개선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 기재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 기재부>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예산안을 사전브리핑하면서 “최근 세수 호전에 따른 수입 증가를 감안해 재정지출 규모를 확대했다”고 언급하며,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며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2019년 예산안에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전통시장에 봄과 가을 연 2회 K-POP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K-POP 스타가 전통시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전통시장을 홍보하면 해외관광객까지 끌어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에서 K-POP 스타를 초빙한 콘서트는 이미 오래전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정책이다. 많은 지자체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각종 이벤트와 K-POP 콘서트를 개최하며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행사를 가졌지만, 행사 당일에만 많은 인원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장을 봤고, 그나마 장을 본 대부분의 재정이 지자체에서 인심을 쓴 지역상품권에 의해서 결제됐기 때문에 외부의 자금이 전통시장이 있는 지역으로 유입됐다고 보기 힘들다.

지난 2013년 6월 강원도 평창 전통시장을 유명 연예인들과 500여명이 넘는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찾은 최문순 강원지사 <사진 김재봉 기자>
지난 2013년 6월 강원도 평창 전통시장을 유명 연예인들과 500여명이 넘는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찾은 최문순 강원지사 <사진 김재봉 기자>

■K-POP 스타 초청 콘서트 이미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강원도 최문순 지사는 지난 2013년부터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을 펼치며 강원도 18개 시․군 전통시장을 K-POP 스타 및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찾았다. 전통시장 방문에는 강원도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단체관광객들이 동원되어 행사가 진행되는 전통시장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걸그룹과 아이돌들은 강원도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에 출연했다.

‘하루도 되지 않아 꺼져버리는 거품’, 그것이 K-POP 스타까지 동원한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의 실체였다. 소비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전통시장에는 다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고, 지역민들은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렸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하지 않을 뿐,...

강원도 내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취재하던 본 기자는 농협 강원도지역본부 홍보담당자와 면담을 나눴다.

▶️기자 : 강원도 내 전통시장에 지붕개량 공사 또는 간판 정비공사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을 평평하게 하고 카트를 끌고 다닐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농협담당자 :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기자 : 가게마다 바코드를 부여하고, 판매하는 물품을 포장할 규격 포장비를 구비해 바코드를 부착하고, 바코드에 가게정보와 물품정보, 가격정보를 입력해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정산하도록 할 수 있나?
▷농협담당자 : 충분히 할 수 있다.
▶️기자 : 전통시장 내 상인들이 필요한 물품을 공동구매를 통해 구입해 대형마트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나?
▷농협담당자 : 그것은 농협 또는 지자체 기업과에서 지원해서 할 수 있다.

가수 조항조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무대 뒷면에 A-Prince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 있다. <사진 김재봉 기자>
가수 조항조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무대 뒷면에 A-Prince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 있다. <사진 김재봉 기자>

■K-POP콘서트로 전통시장 살리려면 1년 365일 공연해야 - 단 전통시장 일정금액 구매 대상자에 한해 공연관람 가능하다고 해야 함.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K-POP 콘서트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또한 전통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에는 지자체에서 늘 벌이는 지붕개량사업과 간판 정비사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전국 지자체가 내놓은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는 대부분 전통시장 지붕을 만들어 눈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았을 때 눈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통시장을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게마다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하며, 카트를 이용하지 못하고 손에 검은 비닐봉지를 주렁주렁 들고 다녀야 하고, 전통시장에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소를 찾아 주변을 배회하거나, 전통시장 주차장이 있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 장을 보고난 후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을 기피하는 또 하나 이유는 대형마트보다 덜 청결하게 보이는 판매환경이다. 특히 육류와 생선의 경우 파리가 날리는 밖에 진열을 해놓거나 육류도 가끔 청결이 보장되지 않은 외부환경에서 지저분한 도마 위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산지 표시는 하지만 오히려 전통시장에서 표시한 원산지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을 살리고 1년 내내 활성화되기를 원한다면 1년에 K-POP 스타를 동원해 2회 콘서트를 열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의 근거리 주차장 해결 ▲주차장에서 전통시장 접근용이 ▲전통시장 내 카트 이용 ▲전통시장 내 상가들 바코드 부여 ▲전통시장 내 정해진 계산대에서 일괄 계산 ▲전통시장 내 물품의 공동구매 및 공동물류 ▲전통시장 내 판매대 정비와 통일성으로 청결 유지 등을 지원해야 한다.

1년 2회 K-POP 콘서트로 소비자들이 1년에 딱 2번만 전통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언제든지 전통시장을 쉽게 찾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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