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πολογια]원외정당된 민생당과 민중당, 어떻게 해야 하나?

민중당은 총선직후 발빠른 새 지도부 선출 진행
4.15총선 앞두고 급조된 민생당은 각자 다른 마음으로
개인욕심 버리고 당을 살리겠다는 마음 필요해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20.06.19 19:31
  • 수정 2020.06.1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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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지난 4.15총선에서 원내정당에서 원외정당 신세된 정당이 있다. 20석의 민생당과 1석의 민중당이다.

민중당은 민주노동당을 거쳐 통합진보당, 그리고 민중당으로 거듭났다. 특히 통합진보당 시절에는 지금의 정의당으로 분당되는 사건도 있었고, 박근혜 정권에 의해 불법적인 정당해산 청구가 이루어져 5명의 국회의원과 광역의원들이 하루아침에 의원직을 빼앗겼다.

민중당은 2016년 4.13총선에서 지역구 2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정당득표울에서 145,624(0.61%)를 기록해 19대 총선2,198,405(10.30%)와는 엄청난 차이를 나타냈다. 이번 4.15총선에서도 민중당은 295,612(1.05%)의 정당득표율을 받아 대중성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생당은 지난 2016년 4.13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이다.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된 호남의원들과 2012년 대선에서 순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와 연합해 구성된 호남정당이었다.

이번 4.15총선에서 민생당은 758,778(2.71%)의 정당득표율을 받았다. 20대 국회에서 원내 제3정당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도 1명도 없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해 현역 국회의원 한 명도 없는 원외정당 신세가 됐다.

민생당의 4.15총선 실패는 총선을 불과 2개월도 남겨놓지 않고 급조된 통합에 지도부 구성에서 발생한 많은 허점과 총선승리를 위한 명확한 전략과 전술도 없었다는 것이 패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남북정상의 4.27판문점공동선언과 지방선거 하루 전 6.12싱가폴 북미정상회담 이벤트로 싹쓸이를 했던 더불어민주당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그나마 호남에서 선전을 했던 민생당(당시 민주평화당)으로서는 이번 4.15총선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4.15총선 직후 새지도부 구성에 들어간 민중당
4.15총선 직후 새지도부 구성에 들어간 민중당

■대비되는 두 정당의 활동과 모습

민생당은 4.15총선 직후 거의 모든 보도자료가 끊어졌다. 중앙당의 공보실은 이미 그 기능이 죽었고, 당 홍보실도 유명무실해졌다. 원래 취약했던 공보와 홍보는 제기불능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이에 반해 민중당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총선 직후 빠르게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각 시도당 순회 및 개편작업에 들어갔고, 매일 주요 사안에 대한 논평과 보도자료를 발송하고, 사회 이슈에 앞장서 피케팅 집회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민중당은 당명 변경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면서 전직 국회의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분위기 아래 젊은 층이 당 지도부에 입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젊은이와 필드에서 직접 현장을 누비던 활동가들이 당 지도부에 많이 입성해 있던 민중당은 이번 기회에 당을 더 젊고 역동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5명의 전직 국회의원들은 조용히 새롭게 구성될 당지도부를 지지하는(supporting)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이란 신분으로 기득권을 가지려 하거나 꼰대가 되기 보다는 새로운 지도부에 필요한 힘을 실어주며 묵묵히 자신들의 작은 역할에도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민생당은 4.15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이 보여줄 결과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바른미래당 출신, 박지원·유성엽·최경환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신당 출신, 그리고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평화당 출신들은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 출신들은 그 안에서 또 하나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안철수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이러한 극심한 혼란속에 이수봉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비대위원들과 이수봉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고 물러난 김정화 전 대표, 그리고 전국 시·도당 위원장들은 제각각 다른 목표를 가지고 치열한 다툼과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7일 수요일 오전 10시, 민생당 당사 7층에서는 제3차 비대위회의가 열렸다. 이수봉 비대위원장의 방향성에 항의를 하는 지역위원장들과 당원들이 항의방문을 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지난 17일 수요일 오전 10시, 민생당 당사 7층에서는 제3차 비대위회의가 열렸다. 이수봉 비대위원장의 방향성에 항의를 하는 지역위원장들과 당원들이 항의방문을 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민생당과 민중당이 해야할 일

민중당이 해야할 일에는 정당으로서 대중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일반 민중에게 민중당은 그들만의 리그로 보일뿐이다. 지난 19대 총선 이후 점점 줄어든 정당득표율은 19대 총선의 특수성을 제외하고라도 민중당이 해결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민중당은 지극히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회에 10명, 20명, 30명, 40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당연히 언젠가는 꼭 집권을 하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지금부터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군 기초의원들도 최대한 많이 당선시켜야 하고, 시·도 광역의원들도 많이 당선되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기초와 광역에서 지지기반을 단단히 만들고 2024년 총선에서 다시 원내정당이 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당 연혁이 짧은 민생당은 여전히 약 40만명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당 재정도 아껴서 꼭 필요할 곳에 사용한다면 2022년 지방선거까지 뛸 수 있는 동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20명의 전직 국회의원들 중 거의 대부분이 민생당과 자신들은 관계없다는 태도다. 민생당에 애착을 두고 4.15총선 실패의 후유증을 치료하고 당을 다시 살려보자는 욕구가 없다.

일부 의원들 중 몇 명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불러만 준다면 복당을 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 이는 지난 4.15총선에도 잘 나타난다. 민생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총리 선거마케팅을 한 후보들이 있었다.

아직도 민생당 소속 전직 국회의원이지만, 방송출연과 대외활동에서 ‘민생당’을 빼버리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제3차 비대위회의장 앞에 집결한 당원들은 '호남정신'을 계승할 것을 요구하며, "이수봉 비대위체제가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한 당직자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제3차 비대위회의장 앞에 집결한 당원들은 '호남정신'을 계승할 것을 요구하며, "이수봉 비대위체제가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한 당직자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민생당, 어떻게 갈 것인가?

‘대안정당, 제3지대, 국회 다당제’ 등으로 대표되는 2016년 국민의당,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견제하기 위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약 40여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한 제3당이 필요하다.

40여명의 제3당이 되기 위해서는 특정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중부권에서도 정책과 인물로 평가되어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무늬만 전국정당일뿐, 철저하게 호남당으로 출발했다. 오랜 시간 호남에서 새누리당 역할을 자처했던 더불어민주당에 염증을 느낀 호남이 “민주당아 정신차려라!”하는 심정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것이다.

국민의당, 그리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대안신당까지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철저한 호남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망각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바른정당과 통합하면서 전국정당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6.13지방선거에서 철저하게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민주평화당은 민주당과 전혀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평화당 출발부터 시작된 두 개의 정체성 문제, “첫째. 민주평화당은 민주당 2중대인가?”, “둘째. 민주평화당은 곧 민주당과 합당할 것 아닌가?”에 대해 빠른 시간 내 답을 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지역민들이 민주평화당에 표를 줄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민생당은 당이 살기 위해서는 다시 철저한 호남당으로 먼저 출발해야 한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을 정비해야 하고, 특히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정당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 앞 민생당 당사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국회 앞 민생당 당사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 <사진 김재봉 선임기자>

■당직개편과 지역위원장들의 당원배가운동 필요해

민생당은 모든 당직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고 100% 투명한 공채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채용해야 한다.

먼저 홍보와 공보, 그리고 SNS담당자들을 실무형으로 채용해야 한다. 여기에 전문성을 가지고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는 대변인이 최소한 2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

공보실, 홍보실, 대변인실은 상호 유기적인 협력이 있어야 한다. 이전까지 민생당의 뿌리가된 모든 정당들은(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바른미래당) 공보와 홍보분야에서 형편없는 실력을 드러냈고, 대변인들은 제각각 유행어 제조에 심취해 팩트가 모호한 논평과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어설픈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지역위원장들에게는 일체 당직을 맡겨서 안 된다.

지역위원장들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각자의 지역에서 다양한 홍보를 통해 당원배가운동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중앙당도 공보와 홍보라인을 정비하고 SNS담당자를 보강해 시도당을 지원해야 하며, 현재 40만명의 당원을 2021년 10월 이전까지 최고 100만 당원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100만명의 민생당은 대선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게되며, 더불어민주당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시도당위원장들을 중심으로 각 지역에서 2022년 지방선거 후보들을 발굴하고, 당 차원에서 다양한 정치연수를 통해 끊임없이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발굴해야 한다.

민생당에는 자칭타칭 정치9단의 손학규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 정동영 전 대표가 있다.
민생당에는 자칭타칭 정치9단의 손학규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 정동영 전 대표가 있다.

■민생당 흥행몰이 프로그램 개발 절실해

민생당이 비록 원외정당이 됐지만, 그리고 나이든 정치인들만 있다는 소리를 듣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경혐이 풍부한 유능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학규-박지원-정동영’를 묶어 ‘트리오 토크 배틀’을 만들어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한국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 그리고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개혁의 길, 남북한이 종전선언과 평화정착을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남북공동선언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다소 긍정적인 지지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입담이 좋은 이용주-김경진 전 의원들을 활용한 화제의 이슈 토크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기획한다면 2022년 지방선거 전까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22지방선거 흥행몰이를 위해 경기지사에 손학규 전 대표를 출격시키면서 2030세대 후보, 4050세대 후보들과 경기도 31개 시군을 돌며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경선을 거친다면 당선유뮤를 떠나 민생당의 존재가치를 알리는 좋은 홍보가 될 수 있다.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서울시장을 발굴하고, 전남지사에는 박지원 전 대표를, 전북지사에는 정동영 전 대표를 출격시켜 젊은이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한 경선을 한다면 민생당이 2022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배출시킬 수 있다고 본다.

민생당을 정상화 시키는 방법은 각자의 사심을 버리고 실제로 당을 살리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한국 정치 현실에서는 민생당이 호남당이 아닌, 전국정당으로 살길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의 정체성을 다시 호남당도 아닌 어중간한 정당의 위치로 몰고 간다면 회생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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