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 1. 돈 없어도 병원 가서 편안하게 치료 받아요

영국에서 5년 사는 동안 병원비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입원과 동시에 병원비 걱정에,...

  • Editor. 김재봉 선임기자
  • 입력 2018.01.03 22:08
  • 수정 2018.01.0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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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봉 정치부장
김재봉 정치부장

[더뉴스=김재봉 선임기자] 1993년부터 5년간 영국에서 살면서 놀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암이 걸려서 수술을 하든, 1년 365일을 병원에 입원을 해도 병원비가 무료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병이 걸려야 병원에 가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 동네에 의사들이 일정한 가정을 묶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매달 정해진 날에 가정주치의를 만나 면담을 하면서 건강관리를 받았고, 모든 질병관리는 사전 예방차원에서 다루고 있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없앴다는 것이었다.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도 무료였다. 내가 살던 당시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무상교육(한국인도 영주권만 있으면 대학도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같이 살던 선배네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니 우편으로 안내문이 먼저 발송되고 약속된 날짜에 맞춰 담당자들이 가정을 방문해 아이가 입학할 유치원부터 교육과정 및 유치원과 초등학교 연계내용 등 아이가 영국에서 받을 교육에 대해 상세하게 상담을 해주고 돌아갔다.

어느 날은 위경련이 새벽에 일어나 ‘999’으로 전화를 했다. 구급대가 집에 도착해 내가 거주하던 동네 중급병원으로 이송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동안 3명의 대원은 각자 맡은 일을 하면서 그 중 한 명이 계속 질문을 하면서 어떻게 아프게 됐는지 사태를 파악하고, 병원에 도착하자 담당의에게 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물론 병원비는 없었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퇴원을 했다. 퇴원하기 전 병원에서는 처방전을 발급하고 위층에 올라가 약을 타가지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 다만 약값은 약 5파운드 정도 납부했는데, 내가 살던 당시 영국의 1파운드는 한국 돈으로 약 1200원 정도 했다. 하지만 영국 런던에서 5파운드는 1파운드 동전 5개의 가치였다. 그렇게 큰돈이 아니었다.

이 모든 의료서비스를 유학생이란 신분으로 인해 대략 6파운드의 국가의료보험비(NHS) 정도만 납부해도 영국인들과 동일하게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고, 의료보험을 가입하지 않았어도 유학생비자가 있다는 것 하나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보험이 있어도 환자가 먼저 병원에 진료비를 납부하고 나중에 보험으로 처리하는 일도 없고, 한국처럼 각종 민간보험을 통해 온갖 질병에 관한 보험을 추가로 가입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영국에서 5년을 사는 동안 ‘999’으로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간 일이 두 번 있었다. 걸어서 5분이면 도서관이 있듯이 병원도 일정한 구역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도록 위치해 있어서 구급차를 타고 오래시간 달려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거나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한 가정을 붕괴시킬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병원비 걱정으로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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